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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우병과 치매

닉네임
배광용
등록일
2011-11-19 15:52:08
조회수
9829
몇 년 전에 광우병 파동으로 한동안 나라가 들썩인 적이 있습니다. 이것은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는 한-미 FTA 체결과 연동되어 많은 논란을 불러왔었죠. 그 당시 TV에서 방영된 광우병에 걸린 혹은 광우병으로 의심되는 소들의 모습은 충격적이었습니다. 잘 걷지 못하여 바닥에 주저앉고 이상행동양식을 보였죠. 한마디로 미친 소였습니다.




광우병의 원인은 알려져 있다시피 동물성 사료로 사육한 탓입니다. 더 빠르게, 더 크게 사육해 더 많은 돈을 벌겠다는 인간들의 욕심으로 인해 초식동물 소는 육식을 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하지만 생명의 법칙은 한 치의 오차도 없습니다. 진리마저 파괴하려는 인간의 행동은 소들을 병들게 하고 더 나아가 그 소를 먹은 인간마저 병들게 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소에게 광우병이 있다면 사람에게는 치매가 있습니다. 흔히 말하는 치매에도 원인에 따라 여러 가지가 있는데 그 중에서도 이상 단백질들이 쌓여 뇌의 신경세포가 죽어가는 알츠하이머병과 광우병은 매우 유사한 임상증상을 보입니다. 알츠하이머병과 흔히 함께 오는 파킨슨병의 보행 장애는 광우병의 보행 장애와 닮았고, 알츠하이머병과 함께 오는 뇌 조직 변이는 광우병과 함께 오는 그것과 매우 닮아 있습니다. 그것은 한의학적으로 보았을 때 같은 원인에서 생기는 병이기 때문입니다.




한의학에는 체질의학이 있습니다. 19세기 이제마가 주창한 한국 특유의 이론인 사상의학이 더 세분화되어 나온 것이 바로 8체질입니다. 8체질에서 치매나 파킨슨병에 주로 걸리는 체질은 금음체질입니다. 사상의학으로 말하자면 태양인과 소음인 중간 정도에 해당하는 체질이지요.

체질의학에서는 체질에 따라 생김새나 성격, 병증이 달라지고 뿐만 아니라 이로운 음식이나 해로운 음식이 달라진다고 봅니다. 금음체질에 가장 해로운 음식이 바로 육식이지요. 금음체질은 폐가 실하고 간이 허한 체질인데 육식은 간을 더 허하게 하고 폐를 더 실하게 하는 속성을 가졌기 때문입니다.



필자가 아는 분 중에도 우울증에 이어 파킨슨 병, 치매를 오랫동안 앓고 있는 전형적인 알츠하이머 환자가 계신데 그 분 역시 체질을 감별해보니 바로 금음체질이었습니다. 그 환자 분은 젊었을 때 장티푸스를 심하게 앓은 후부터 급격히 위장이 나빠져서 평생 음식을 잘 먹지 못하고 죽을 드셨다고 합니다. 그래서 외부활동도 활발히 하지 못한 경우였습니다. 그런데 이 분의 체질감별을 한 후 앞으로는 체질에 맞는 생선이나 양배추, 잎채소 위주로 드시라고 지도해 드렸더니 평생 동안 잘 드시지 못하던 분이 70이 넘는 노구로 회 한 사발을 다 드시는 경우가 종종 생겼습니다. 그러다 보니 알츠하이머에 걸린 후에 더욱 왕성한 활동을 하시기도 했지요.




저는 체질의학을 공부하고 환자를 치료하면서 이치대로 살아간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뼈저리게 느낍니다. 우선 이치대로 살려면 이치를 알아야 합니다. 이것 역시 매우 중요하지요. 소가 채식을 한다는 이치를 알아야 하고, 내가 어떤 체질인지 하는 이치를 알아야 하고, 인간은 지구와 조화롭게 살아야 한다는 이치를 알아야 하며, 인간은 욕심을 비워야 한다는 이치를 알아야 합니다.




이치를 안 후에는 비워야 합니다. 한의학의 경전 황제내경에는 건강의 최고덕목을 “염담허무恬淡虛無”라고 했습니다. 마음을 편안히 비우는 것이지요. 마음을 비운 후에야 만이 소에게 육식사료가 아닌 채소를 사료로 줄 수 있고, 식욕을 비운 후에야 만이 먹어 싶어도 육식을 하지 않을 수 있고, 욕심을 비운 후에야 만이 개발보다 환경이라는 가치가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을 수 있습니다.




이치를 아는 것. 그리고 그 가치를 지켜나가는 것. 생각만큼 쉬운 일은 아닐 것입니다. 하지만 그것을 지키는 것이 상식이 되는 날, 지구와 인간은 절대 공존의 길에 접어들 수 있을 것입니다.
작성일:2011-11-19 15:52:08 121.177.22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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