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천의 아름다운 길>(2) 곤양천 뚝방길 따라 걷는 길

▲ 곤양천이 시작되는 지점의 다랑이 논 풍경

 ‘뚝방길’이 아름다운 곤양천은 하동군 북천면 황토재에서 시작해 사천만으로 흘러든다. 황토재는 경남 하동군 횡천면과 북천면의 경계를 이루는 고개다. 주변에 붉은 황토가 많아 황토재로 불린다. 옛날엔 하동에서 곤명, 진주로 통하는 유일한 고개여서 장날이면 수많은 사람들이 넘나들었다고 한다.

▲ 뚝방 따라 끝없이 이어지는 코스모스길

 굽이굽이 바위와 자갈 사이를 돌아 흘러내리던 곤양천은 북천면 소재지를 거쳐 옥종면에서 내려온 물과 만나 곤명면 원전리 근처에서 규모가 제법 커진다. 여기서부터 바닷물과 만나는 광포만 인근까지 ‘뚝방길’이 이어진다. '뚝방'은 방죽의 사투리다. 방죽 또는 방천은 강의 물이 넘지 않도록 쌓은 둑을 말한다. 하천 옆으로 제방을 쌓아 농경지에 물이 넘치지 않도록 만든 둑이다.

▲ 곤양천 뚝방길

  큰 길을 따라 곤양면 쪽으로 내려와 곤명면 조장리를 지나면 다솔사 입구가 나온다. 다솔사 가는 길 쪽에서 보면 동쪽 편 들판 사이로 뚝방길이 이어진다. 여름에 가면 꽤 광활하게 펼쳐진 보리밭, 밀밭도 볼 수 있다. 인적이 드문 곳에선 밀 서리도 가능. 가을엔 코스모스 꽃길이 끝없이 이어진다.

▲ 뚝방길과 들판

 수달과 삵의 흔적도 곳곳에서 관찰된다. “물 속에 괴물이 나타났다가 사라졌어요” “헤엄을 엄청 잘 치던데요!” 아이들이 본 수달 이야기다. 아침 일찍 일어나 뚝방길 따라 통학하던 아이들 눈에는 수달이 보인 모양이다. 곤양면 서정리를 지나면 곤양고등학교가 나오고 맞은편엔 곤양초등학교가 보인다.

▲ 비봉내

 옛날 조선 시대 쯤엔 곤양성 북문 아래 위치한 비봉내에서 조세를 실은 배가 광포만이 보이는 대진 나루터까지 이동 했다고 한다. 비봉내는 봉황이 날아올랐다는 곳이다. 지금은 굽이쳐 돌아가는 내의 흔적만 남아 있다. 물과 큰 바위, 울창한 숲이 어우러져 아름다운 풍광을 자아내는 곳이다. 낚싯대를 드리운 강태공들이 즐겨 찾는 곳이기도 하다.

▲ 1002번 지방도와 남해고속도로 너머 남산이 보인다.

 곤양군수로 재직하던 어득강이 안동에 있는 퇴계 이황과 함께 배를 타고 광포만으로 나갔던 곳이기도 하다. 지금도 큰 홍수가 나면 옛날의 바다 모습이 되살아나곤 한다. 곤양초등학교 뒤에서 뚝방을 따라 조금 더 나가면 1002번 지방도와 남해고속도로가 보인다.  

▲ 남산에서 바라본 지리산

 고속도로 건너편에 보이는 산은 남산이다. 남산에는 삼천포 각산에서 피워 올린 봉화를 이어받아 북쪽으로 보냈던 봉수대가 꼭대기에 남아있다. 북쪽을 바라보면 멀리 지리산 능선이 한눈에 들어온다. 노고단에서 천왕봉까지 지리산 산봉우리가 병풍처럼 펼쳐져 있다. 산과 산, 산과 들판 사이로 굽이쳐 흐르는 곤양천의 모습도 아스라히 보인다.

▲ 곤양천이 바닷물과 만나는 지점

 곤양면 소재지를 지난 곤양천은 석문리에서 바닷물과 만나게 된다. 석문은 옛말로 돌문이다. 곤양으로 들어오는 입구에 돌로 만든 큰 문이 있었다고 전해진다. 지금은 하수종말처리장 건물이 서있다. 곤양천 뚝방길이 끝나는 지점이다. 사진 오른쪽 마을이 제민마을이고, 왼쪽 마을이 석문이다. 만조가 되면 바닷물이 하수종말 처리장 아래까지 들어온다. 제방을 쌓기 전에는 산기슭까지 바닷물이 올라오던 곳이다.

*이 기사는 경남지역신문발전위원회 지원으로 원고료를 지급하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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