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자 “폭력사태 예방, 엄중 처벌”...이삼수“누군가 정략적 이용”

사천시의회가 2012년도 예산안을 심의하는 과정에서 의원 사이에 욕설이 오가는 등 충돌을 빚었다. 이 일로 해당 의원들은 명예훼손으로 상대를 고소하는 등 법적 공방을 벌일 태세다.

사건이 터진 것은 14일 오전. 예산결산특별위원회(위원장 여명순)가 열리던 도중 잠시 정회가 선포되었을 때다. 예결특위위원인 이삼수 의원(산업경제위원회 소속)은 생활체육 민간경상보조금 3500만 원 예산 중 1500만 원이 소관 상임위원회인 총무위원회에서 깎여 상정된 것과 관련해 문제를 제기했다.

이 의원은 생활체육 활성화에 필요한 예산을 누가 깎았는지 체육인들에게 알려야 한다는 취지로 발언하던 도중, 총무위 소속이면서 예결특위에 참석해 있던 조성자 의원과 부딪혔다. 예산 삭감 경위에 관해 묻고 답하던 것이 협박 논쟁으로 번진 것이다. 이 과정에 고성과 삿대질이 오간 것은 물론 욕설과 인격모독 발언까지 터져 나오면서 사태가 커졌다.

▲ 조성자 의원(왼쪽)과 이삼수 의원
결국 동료의원과 의회 직원들의 만류로 두 의원 간의 다툼은 일단락됐다. 점심시간 후 속개한 회의에서는 큰 이견 없이 내년도 예산안을 처리해, 갈등은 잦아드는 듯 보였다.

하지만 조성자 의원이 이날 저녁 “공무원들과 의원들이 지켜보는 신성한 회의장에서 폭언과 위협을 가했다”며 이삼수 의원을 검찰에 고소했다.

조 의원은 고소장에서 “‘개○○야, 니가 그래가지고 교육계에 40년을 해 처먹었느냐’ ‘더런○, 똥○○○’ 등 입에 담지 못할 욕설을 반복했다”고 주장하며, “신성한 의회에서 다시는 폭력 사태가 일어나지 않도록 엄중 처벌해 달라”고 밝혔다.

그러자 자신이 고소당했다는 소식을 접한 이삼수 의원은 15일 맞고소 의지를 분명히 했다.

“언쟁을 벌이던 중 ‘이러는 것 보니 니 과거를 알겠다’는 말에 분을 참기 어려웠다. 그래서 나도 ‘니 과거는 깨끗하냐’며 소리쳤다. ‘개○○’이란 말도 저쪽에서 먼저 써, 응수했을 뿐이다. 고소는 내가 해야 할 판이다. 내일 당장 고소하겠다.”

나아가 이 의원은 “사건을 점점 키우는 걸 보니 누군가 정략적으로 이용하려 한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자신이 4.11총선 한 예비후보자를 돕고 있는데, 이번 사건을 키워 이 의원 자신은 물론 그가 지지하는 정치인에게까지 타격을 주려는 속셈이라는 것이다.

이에 조성자 의원은 “내 개인의 명예가 실추된 것에 대한 반발일 뿐”이라며 의혹을 일축했다. 나아가 “증인들이 있으니 시시비비는 가려질 것”이라며, “이번 문제는 여성계에서도 가만있어서는 안 될 일”이라고 덧붙였다.

이 의원 역시 “그 자리에는 여러 사람들이 있었던 만큼 사실이 왜곡되진 않을 것”이라며, “법적 싸움을 피하지 않겠다”고 맞서고 있다.

한편 이번 사태를 두고 사천시의회 안팎은 한 마디로 “부끄럽다”는 반응이다. 당시 예결특위장에 참석했던 사람들은 특위위원과 의회사무국 직원 등 10명 남짓.

이들 가운데 복수의 참석자 증언을 종합하면, 싸움이 순식간에 크게 번져 누가 먼저 자극했는지, 누가 먼저 욕을 했는지 등을 구분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다만 의회 한 관계자는 “의견이 안 맞아 소리를 지르더라도 넘지 말아야 할 선이 있는데 좀 심했다. 또 공적인 의정활동 중에 일어난 일을 의회 안에서 풀지 못하는 것도 안타깝다”며 고개 숙인 의회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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