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림 : 오지영 시민기자
사유의 바다에 찌를 세우고


잡는 일은 언제나 어부의 일이고
나의 일은 항상 즐기는 일.

일상의 복잡한
그래서 더욱 난해한 생각들을 데리고
불모산 그늘아래
만수면적 삼만 오천 평 저수지에 찌를 세웠다.

일몰의 아름다움에 취하고
참을 수 없는 고요에 만취하고
고단한 삶이
애증의 솥에 끓어 넘쳐
길게 토악질을 할 즈음

케미컬라이트를 꺾어 찌를 세우니
낚는 일은
온전히 나의 일이 아니고
잡는 것은 아직도 어부의 몫이고
그 모든 것은 신이 주관하시니

한낱 인간의 모습으로 태어나
하늘 낮은 곳에 머리하고도
모반의 장대에 실을 매고
거친 세상의 생각을 미끼로 달아
안일을 달아 올리려는

바로 그때
저수지를 차고 나온 찌가
하늘을 치받을 그때

티이~잉
강한 챔 질로
붕어와 나의 겨루기는 시작되고

줄이 울고
산이 울고
놀란 저수지가 일어나 울고 나서야

신이 내린 선물로
버리고 거두어 집에 들어서면
팔 벌려 달려드는 아이가 반갑다.

 

# 세상의 연약한 인간의 모습으로 태어난
나는
일상의 안타까움이 많습니다.

그러나
여백의 아름다움은 그곳에 채워지는 것에 따라 변화하는
무한한 가능성에 있음이죠.

낚시는 내가 일탈 속에서 모반을 꿈꾸며
현실에 봉기하기 위한
내가 창조한 나만의
또 하나의 세상이랍니다. #

*이 기사는 경상남도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으로 원고료를 지급하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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