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랑새와 떠나는 재미난 책여행> '겁쟁이 빌리'

<파랑새와 떠나는 재미난 책여행> 이 글은 작은도서관의 하나인 사천여성회 부설 ‘파랑새어린이도서관’에서 보내온 것으로, 어린이와 부모들이 ‘꼭 읽었으면’ 하는 책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빌리는 걱정이 너무나 많은 아이다. 신발이 걸어서 창문으로 도망가면 어쩌지? 큰 새가 날 잡아가면 어쩌지? 큰 비가 내려 방이 물바다로 변한다면……. 빌리에게는 세상이 온통 걱정거리뿐이다. 엄마 아빠가 도와주려고 애쓰지만 소용이 없다. 다른 집에서 잘 때는 걱정이 더 심해진다. 한숨도 잘 수가 없다.

어느 날 할머니 집에서 자게 된 빌리는 좀 바보 같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할머니에게 자기의 걱정들을 이야기한다. 그러자 할머니는 방으로 가서 뭔가를 들고 나온다. 바로 알록달록한 옷을 입은 작은 걱정 인형들이다. 그 인형들 덕분에 빌리는 며칠 동안 걱정 없이 편하게 잘 수 있다. 하지만 어느 날 빌리는 또 걱정을 하기 시작한다. 이번에는 걱정 인형들이 걱정된 것이다. 그래서 빌리는 걱정 인형들을 위한 걱정 인형을 만들어 주기로 하는데…….

▲ 글 : 앤서니 브라운 / 번역 : 김경미 / 그림 : 앤서니 브라운 / 비룡소
꿈과 현실을 구별하지 못하고 상상력이 풍부한 아이들에게 어쩌면 세상은 걱정거리로 가득 찬 미지의 공간일지도 모른다. 어른들 입장에서는 황당하고 말도 안 되는 걱정들이지만 아이들에게는 끝없는 공포와 불안을 야기하는 실제인 셈이다. 상상일 뿐이라고 말하는 것은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 책에서 할머니는 아이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고 받아들이면서 오랜 전부터 전해 내려왔던 걱정 인형을 통해 빌리의 걱정을 덜어준다. 할머니의 할머니가 해 줬던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이야기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기발하고 유쾌한 상상력으로 동심을 꿰뚫는 통찰력을 보여주었던 작가는 이 작품에서도 여지없이 그 능력을 발휘한다.

바로 자기의 걱정을 모두 떠안은 걱정 인형들이 걱정되어 걱정 인형들을 위한 걱정 인형을 만들겠다는 빌리의 어린 아이다운 깜찍한 발상이 그것이다. 또한 결국 결정적으로 문제를 해결한 사람은 바로 빌리 자신임을 보여줌으로써, 아이들에게는 스스로 자신의 문제를 해결할 힘과 능력이 내재해 있다는 작가의 믿음을 보여준다.

*이 기사는 경남지역신문발전위원회 지원으로 원고료를 지급하는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뉴스사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