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집 '미향각'에서 전해오는 훈훈한 이웃사랑 이야기

울지 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이다.
공연히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지 마라.
눈이 오면 눈길을 걸어가고 비가 오면 빗길을 걸어가라.
갈대숲에서 가슴검은도요새도 너를 보고 있다.
가끔은 하느님도 외로워서 눈물을 흘리신다.
새들이 나뭇가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고,
네가 물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다.
산 그림자도 외로워서 하루에 한 번씩 마을로 내려온다.
종소리도 외로워서 울려퍼진다.

- 정호승 詩 ‘수선화 에게- 全文

혼자 눈뜨고 혼자 밥 먹고 혼자 하늘보며 누굴 기다리다 다시 혼자 잠이 든다고 상상 해봅니다.

2월 참고마운 가게 저금통 수거차 방문한 미향각에서 어르신들 모시고 식사 대접을 하고 싶다는 뜻을 전해왔습니다.

귀로 듣기만 하여도 기쁜 소식인데 사모님의 진심이 가슴으로 전해오니 마음이 더 좋습니다.

사장님 내외분은 어느해와 마찬가지로 늘 하던 그저 일상생활의 나눔이라 쉽게 말씀하시지만, 그렇게 쉽지만 않은 일이라는 것을 누구도 다 아는 이야기입니다.

3월은 볕이 좋아서 바깥 차가운 바람에도 나가고 싶습니다.

어르신들은 스카프를 두르고 빛고운 스웨터를 입으시고 또 어느 할머니께선 화장까지 하시고..자활센터 직원들과 요양보호사 선생님들 차에 삼삼오오 타고 오십니다.

본 음식이 나오기전 탕수육과 물만두, 오렌지를 드시며 좀 늦은 일행들을 기다리십니다.
사람들이 북적북적 잔칫날 이 틀림없습니다. 좀 멀리서 출발한 요양보호사 선생님께서 지리를 잘 몰라 늦게 오셨지만 괜찮습니다. 아직 음식은 식지 않았고...천천히 느긋이 드셔도 됩니다.

요양보호사 선생님께서 귓속말로 “저기 어르신께서 소주 한잔 드시고 싶다는데..”
저도 사장님께 귓속말로 전했습니다. 사장님 크게 웃으십니다.

주문들어간 자장면과 우동이 나옵니다. 시끌시끌 참 재밌는 이야기들이 흘러 넘치십니다
입구 테이블 두분 할머니께선 계속 나이 가지고 옥신각신 하십니다. 아마도 오랜만에 만나서 서로 기억이 다른가 봅니다. 요양보호사 선생님들께서 불편하지 않게 어르신들을 챙기십니다.

식사가 끝나고 사장님께서 어르신들께 인사를 올립니다.
"작년에 뵈었던 어르신들 건강히 다시 뵈니 너무 좋습니다."
 이쁜 할머니께서 굳이 사장얼굴을 봐야겠다며주방으로 찾아오셔서 "이런사람 없어.. 한두사람도아니고..고맙네" 하십니다.

어르신들도 사장님도 모두 고맙습니다.

"어르신~ 늘 건강하시고 내년에도 탕수육에 소주 한잔 하셔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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