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수도초교 유일한 졸업생 '김정은' 양
“빛나는 졸업장을 타신 언니께, 꽃다발을 한 아름 선사합니다. 물려받은 책으로 공부를 하며 우리는 언니 뒤를 따르렵니다. 잘 있거라 아우들아 정든 교실아 선생님 저희들은 물러갑니다. 부지런히 더 배우고 얼른 자라서 새 나라의 새 일꾼이 되겠습니다.”
후배들이 졸업식 노래 1절을 부르자 졸업생의 2절 답가가 이어진다. 노래를 부르는 중간 중간 후배나 졸업생 모두 흐르는 눈물로 아쉬움을 대신한다.
사천시유람선협회장인 이삼수 시의원의 배려로 유람선 선상에서 졸업식을 열게 됐다.
다른 학교 같으면 졸업식장은 졸업생과 그 가족들로 발 디딜 틈도 없이 북적 북적이 게 마련이지만 이날 졸업식에 참석한 학교 선생님과 학생, 학부모, 동창회, 마을주민들을 다 합쳐도 30명도 채 되지 않는다.
신수도초교의 전교생은 12명에 불과하다. 그래서 졸업생이 적을 수밖에 없지만 올해는 단 한 명뿐이다. 신수도초교의 유일한 졸업생은 김정은 양이다. 김양은 신수도초교가 개교한 이후 1431번째 졸업생이 됐다.
졸업장을 받고 조영식 교장선생님으로부터 덕담을 들을 때 까지만 하더라도 담담한 표정이었던 김양은 평소에 자신을 아껴주던 박은희 선생님이 졸업 축하 편지를 읽어 내려가자 아쉬움의 눈물을 쏟아 냈다.
“큰언니, 큰 누나로서 동생들은 보살피던 그 넉넉함과 따뜻함. 그래서 더 추억이 많은 신수도에서의 학교생활이었지. 즐거운 추억은 너의 삶의 밑거름이 되어 오래 오래 기억 될 거야. 정은아 ! 다시 한번 진심으로 졸업을 축하 한다.”
“누나 졸업 축하해. 누나 중학교에 가서도 나를 잊지마(전성찬. 5학년). 2년 동안 잘해줘서 고마워. 그동안 즐거웠고 졸업해서도 친구들 많이 사귀고 건강해. 사랑해 !(원민지. 5학년)”
“학교 갈 때 배를 타고 다니는 게 힘들었지만 너희들 하고 정이 많이 들었어. 바다에서 고둥 잡던 일, 학교에서 뛰어 놀던 일, 함께한 추억들 가슴에 고스란히 안고 갈게. 잘들 있어 !”
졸업식 마지막 순서인 졸업 노래를 부를 때도 선배와 후배들의 아쉬움이 가득한 눈물은 그칠 줄을 몰랐다.
김양과 후배들은 새롭게 출발한다는 의미로 풍선에 꽃씨를 달아 날리는 행사를 끝으로 졸업식장인 유람선을 나섰다.
신수도초교를 졸업한 김양은 삼천포여자중학교를 다니게 된다.
허귀용 기자
enagiga@news40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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