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갯벌복원계획에 서포 솔섬~비토섬 우선사업대상 포함

비토섬에서 바라본 솔섬. 1005번 지방도가 끊어 놓은 갯벌이 복원된다.
서포면 솔섬과 비토섬을 잇는 제방형 도로(둑을 쌓아 만든 도로)를 걷어내고 그 자리에 다리를 놓아 바닷물이 오가도록 만드는 사업이 진행된다.

현재 서포면 비토섬으로 들어가는 길은 1005번 지방도 한 곳뿐이다. 이 도로는 솔섬(송도)까지 다리로 연결된 뒤 비토섬으로 들어가는 부분은 제방형으로 되어 있다.

이 도로는 1992년에 놓인 것이다. 하지만 도로가 제방형이어서 바닷물을 가르게 되었고, 그 결과 도로 양쪽 갯벌이 점차 메워져 생명력을 잃어버렸다.

사천시 해양수산과에서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2006년, 제방형 도로 대신 다리를 놓아 바닷물 흐름을 복원시켜 달라고 정부에 건의했다. 그리고 최근 국토해양부가 갯벌복원종합계획(안)에서 사천시의 요구사항을 반영해 우선사업대상지로 뽑았다.

국토해양부 관계자는 “습지보전 가치가 높거나 주민들의 요구가 강한 곳에 갯벌복원사업을 먼저 시작할 것”이라며 “현장조사를 거쳐 오는 3월말까지 시범 사업지 서너 곳을 결정한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르면 2~3년 안에 솔섬과 비토섬 사이 바닷물길이 다시 열릴 가능성이 높아졌다.

주변 갯벌이 잘 보존돼 있는 데다 비교적 소규모 사업인 점 그리고 지역주민들도 매우 반기고 있어 사업우선순위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는 게 사천시와 국토해양부 관계자의 공통된 의견이다.

실제로 마을주민들은 갯벌복원사업을 크게 반기는 분위기다. 솔섬에서 비토섬으로 건너가는 길목에서 굴을 파는 주민들에게 20일 이 소식을 전하자 “당장 했으면 좋겠다”는 반응이었다.

“예전에는 (갯벌)가운데로 물길이 있고 물웅덩이도 있었는데 지금은 모두 메워졌다. 그래서 도로 양쪽으로 상당한 거리까지는 뭐가 나는 게 없다. 진작부터 다리를 놔서 물이 흘렀으면 이런 일이 없었을 거다.” 주민들의 얘기다.

서포와 솔섬을 이어주는 다리. 솔섬과 비토섬 사이에도 이런 다리가 놓일 전망이다.

둑을 걷어내고 다리를 놓음으로써 갯벌을 복원하는 일이 반갑기는 사천시도 마찬가지다.

“사천만 중에서도 서포쪽은 갯벌과 해양생태계가 건강한 편이다. 앞으로 비토섬을 활용한 개발사업이 진행될 예정인데, 여기에 갯벌체험이나 생태교육 프로그램이 병행된다면 시너지효과가 클 것으로 본다.” 사천시 해양수산과 문정호 과장의 얘기다.

한편 국토해양부는 지난 17일 지자체 공무원들과 관계전문가, 지역주민 등을 초청해 갯벌복원종합계획(안)에 관한 공청회를 열었다. 이날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사천시사업은 우선대상 17곳 가운데 열 번째 순위에 올라 있다.

솔섬에서 비토섬까지 거리는 120미터이다. 사천시는 이 제방형 도로를 다리로 바꾸는 데 20억원이 들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사업이 갯벌복원사업으로 선정되면 사업비 전액이 국고로 지원된다.

솔섬~비토섬 도로에서 바라본 양 쪽 갯벌. 바닷물길의 흔적이 흐릿하게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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