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득의 추천도서]'1리터의 눈물' / 키토 아야

2012년 여름밤을 뜨겁게 달구었던 사건 중에 혹시 어떤 일들이 기억나십니까?

얼마 전에 많은 피해를 몰고 온 태풍 볼라벤과 덴빈, 조금 더 앞에는 런던 올림픽이 더운 여름밤 우리들을 잠 못들게 했었죠. 그렇지만 런던올림픽은 얼마 전까지도 쭈우욱 이어졌습니다.

우리들의 관심에서 조금은 멀어져간 장애인 올림픽이 엊그제 끝났습니다. 우리나라는 기대했던 것만큼 좋은 성적을 올리지는 못했지만 열심히 한 선수들의 모습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냅니다.

선수들의 목에 걸린 메달의 색깔은 다르지만, 그 선수들이 흘린 땀방울의 색깔은 다 똑같습니다. 장애인에게는 할 수 있다는 기대와 용기를, 비장애인에게는 현실의 고마움과 나태해진 마음가짐을 다 잡는데 좋은 기폭제가 되었을 것입니다.

▲ 키토 아야 저 / 정원민 역 / 출판사 옥당
그래서 제가 이번 달 추천도서로 ‘1리터의 눈물’을 소개할까 합니다.

이 책은 키토 아야라는 일본의 실존 인물 이야기입니다.

여느 여학생들과 마찬가지로 키토아야는 해맑고, 깔깔거리고, 수줍어하면서 초등학교, 중학교를 다녔습니다. ‘척수소뇌변증’이라는 불치병이 삶을 송두리째 빼앗아가기 전 까지는요.

10년간 서서히 병이 진행되어 말할 수도, 걷지도, 먹을 수도 없게 되어 끝내는 세상을 등지게 만드는 무서운 병입니다.

키토 아야의 짧은 삶을 일기형식으로 펴내어 많은 일본인들의 가슴을 울리고, 많은 사람들을 절망에서 희망으로 바꾸어 놓은 책 ‘1리터의 눈물’.
 
키토 아야가 친구랑 부모님께 보낸 메시지를 모은 ‘마지막 편지’ 키토 아야 어머니께서 아야의 곁을 지키면서 쓴 수기 ‘생명의 허들’까지...전 일본열도를 아야의 열풍으로 몰아넣었습니다.

영화로도 만들어지고 TV드라마, 독후감추천도서, 청소년 권장도서, CEO가 뽑은 ‘휴가 때 가장 읽고 싶은 책’으로도 선정될 만큼,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감동의 도가니에서 희망과 눈물을 뽑아낸 작품입니다.

살아 있다는 것에 매일매일 고마움을 느끼고, 하찮은 것에서도 존재의 중요성을 피력하고 친구의 소중함. 가족의 소중함. 살고 싶다는 의지 등등..이 책을 읽다보면 결코 오늘의 이 무지한 시간을 죽이고 있는 나 자신이 얼마나 큰 죄인인가를 느끼도록 합니다.

나의 잘못도, 부모의 잘못도, 사람의 잘못도, 조상의 잘못도 아닌데, 하나님이 실험에 들게 한 것일까? 생명의 끈이 노쇠하는 만큼 아야의 일기장의 필체도 점점 흐트러져 가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어느 철학자의 말보다 아야가 병마와 싸우면서 적어가는 명언이 구구절절 가슴에 와 닿습니다. 병이 찾아오면서부터 걷지도, 마음대로 먹지도 못하고, 돈도 벌수도 없고, 가족에게 피해를 주고 부모에게 피해를 주는 죄책감에 괴로워하는 아야를 보면서 피보다 진한 가족애를 느낄 수가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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