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주의 세상읽기]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원장

지난 16일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가 13차례 지역경선을 파죽지세로 줄곧 선두를 유지한 끝에 종합 결과 56.5%의 득표로 대선후보로 확정되었다. 결선 없이 바로 본선 후보로 결정된 것이다. 일부 정치인들에게는 믿기지 않는 놀라운 이변일지 몰라도 국민의 눈높이에서 보면 당연할 결과이다.

살펴보자.
 
‘과거의 눈’으로 보면 문 후보의 약진은 정말로 이해하기가 어려울 것이다.
문 후보는 정치인으로서는 경력이 일천하기 그지없다. 비록 청와대에서 민정 수석, 비서실장을 역임했으나 정당에 입당하지도 않았다. 청와대를 나와서도 현실 정치와 일정한 거리를 두고 있었다. 금년 19대 총선을 통해 비로소 정치인으로 입문한 정치신인이다. 일천한 정치 경력에도 불구하고 기성 정치인들을 가볍게 제압하고 후보가 된 것이다. 이것이 대중들이 바라보는 ‘현재의 눈높이’이다.

대통령 선거 시기가 되면 어김없이 등장하는 낱말이 하나 있다.
‘권력 의지’란 단어이다. 대통령이 되려면 강력한 권력의지가 있어야 한단다.
그러고 보면 역대 대통령들의 면면을 보면 그들의 권력의지는 강했다.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등의 전 대통령들은 권력 의지가 강한 정도가 아니라 그야말로 권력의 화신들이었다.

▲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원장. 사진출처 : 오마이뉴스
그에 비해 문 후보는 권력의지가 나약하기 짝이 없다.
여러 차례 정치권의 러브콜이 있었지만 손사래를 치곤했다. 실제로 정치에는 뜻이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노무현 대통령의 요청으로 청와대에 들어가면서도 선거에는 나가지 않아도 된다는 확약을 받고 들어갔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이야기다. 문 후보 스스로가 언급한 것처럼, 역사의 부름에 불려 나온 정치인이다.

또 있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다.
안 원장은 아직 후보 출마를 선언하지도 않았다. 그런데도 여당의 대통령 후보와 오차 범위내의 각축을 벌이고 있다. 지난 서울 시장 선거에서는 여론 조사 상 10배 이상의 지지를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흔쾌히 후보 자리를 내어 주고 말았다. 안 원장은 권력의지가 있기라도 한가 싶을 지경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안 원장에게 열광한다. 민주당 지지자들은 권력의지와는 거리가 멀어 보이는 문 후보를 압도적으로 지지했다. 왜 그런가?
국민들의 집단 지성이 발동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국민 대중들이 이제는 더 이상 '국민을 위해 대통령을 하겠다'는 의례적인 정치적 수사를 믿지도 않고 속지도 않는다.

'과거의 눈'과 '미래의 눈'이 맞붙을 18대 대선

그러나 모든 국민들이 순식간에 다 바뀌지는 않는다.
이번 대통령 선거는 두 개의 시선, ‘과거의 눈’과 ‘현재와 미래의 눈’이 치열하게 맞붙는 대선 공간이 될 것이다. 한국 현대사의 중요한 변곡점이 될 지점이 금년 12월에 있을 대통령 선거이다.

안철수 원장은 민주당 경선 결과가 발표된 뒤. “대선 후보로 문 후보가 선출된 것을 진심으로 축하드린다.”는 메시지를 발표했다. 이미 문 후보는 ‘공동 정부론’을 주장한 바 있고, 후보 수락 연설에서도 “책임총리제를 통해 제왕적 대통령의 권력을 분산하고 대통령이 당을 지배하지 않고 여당이 정책을 주도하겠다.”고 선언했다. 두 사람이 서로 화답을 하고 있는 형국이다.

지금까지 국민들이 문 후보, 안 원장을 지지하고 기대하고 있는 이유는 정직하고 공인으로서의 자세가 되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두 사람은 건설적인 경쟁을 통해 아름다운 결과를 도출하여 자신들을 지지하는 국민들의 바람에 답해야 한다.

[이영주의 세상읽기] 이곳은 뉴스사천 이영주 발행인(대표이사)이 세상의 크고 작은 일들에 자신의 생각을 보태는 공간입니다.

저작권자 © 뉴스사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