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책임론 속 KAI “명분 잃어도 실익까지 잃지는 않아”

한국항공우주산업(주)(=KAI)가개발한 고등 훈련기 T-50을 아랍에미리트(UAE)에 판매하려던 계획이 무산됐다.

UAE는 2007년 11월 25억∼30억달러 규모의 차세대 훈련기 도입사업에 T-50과 M-346을 후보로 선정한 뒤 최근까지 저울질 해왔으나 26일 결국 T-50을 외면한 것이다.

이로써 2005년부터 공을 들인 T-50의 첫 수출은 물거품이 됐다.

UAE는 고등훈련기 선정과 관련해 기종의 성능은 물론 해당 국가와 산업협력 프로젝트도 중요한 고려요소라고 밝혀 온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정부 책임론이 강하게 제기되는 분위기다.

한국항공 한 관계자는 “비행기는 사실상 정부가 판매하는 거나 마찬가지”라며 정부의 역할이 부족했다고 평가했다. 지역민들 사이에는 이명박 대통령을 지목하며 “경제대통령임을 그리도 강조하더니 꼴좋다”는 비아냥도 들린다.

KAI가 자체 개발한 훈련비행기 T-50
그러나 한국항공은 이번 T-50 계약 실패에도 불구하고 크게 충격 받는 모습은 아니다. 27일 한 관계자는 “직원들 사이에 크게 실망하는 분위기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번 계약조건이 아주 까다로워서 이윤이 많이 남는 장사가 아니었기 때문이란다. 다만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릴 수 있는 기회를 놓친 것에 대해서는 아쉽다는 분위기다. 따라서 “명분은 잃었지만 실익까지 잃은 것은 아니다”라고 직원들은 평가한다고.

한국항공은 현재 이라크 싱가포르 폴란드 그리스 등 국가와 T-50 수출을 위해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라크와 거래가 성사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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