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현마당, 농협이사선거 앞두고 공명선거 캠페인 펼쳐 '눈길'

▲ 사천시 용현면의 지역단체 '용현마당'이 용현농협 이사를 뽑는 선거를 앞두고 공명선거 캠페인을 21일 펼쳤다.
사천시 용현농협 이사 선거를 앞두고 해당 지역민들이 공명선거 캠페인을 펼쳤다. 조합장이 아닌 이사를 뽑는 선거에서 나온 공명선거 외침이어서 눈길을 끈다.

21일 오전 10시께. 용현면민의 화합과 발전을 위해 지난해 창립한 민간단체 ‘용현마당’ 회원 열 명 남짓이 겨울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용현농협 건물 앞에 모였다.

이들은 하나같이 ‘소중한 한 표, 깨끗한 투표!’라 적힌 어깨띠를 둘렀고, 일부는 ‘21세기 사천시의 중심농협, 소중한 한 표로 만들자’ ‘꿈과 희망의 용현농협, 전문성과 창의력 있는 농협이사로!’라 적힌 펼침막도 들었다. 또 공명선거 실천을 당부하는 내용이 담긴 유인물을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나눠주기도 했다.

▲ 용현마당 강형정(51) 회장
궂은 날씨 탓에 용현농협을 이용하는 면민들의 발걸음이 평소보다 적었지만 이들의 캠페인은 1시간 가까이 이어졌다.

이번 캠페인을 주도한 용현마당 강형정(51) 회장으로부터 캠페인을 하게 된 배경을 들었다.

“어떤 사람들은 ‘이런 작은 선거에 뭔 캠페인까지 하고 그러나’라고 생각할지 모르겠는데, 용현면민 상당수가 농민들이고 농협 조합원이다. 따라서 용현농협에서 하는 일이 지역민들에게 끼치는 영향이 매우 크다. 이사들은 이 농협의 중요한 의사결정을 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조합장과 함께 책임이 막중한 만큼 그들의 책임감, 면민들의 자존감까지 높이는 뜻에서 캠페인을 펼치게 됐다.”

그렇다. 용현농협은 오는 30일, 6명의 새 이사를 뽑는 선거를 앞두고 있다. 이사 선출 선거는 간접선거 방식인데, 51명의 용현농협 대의원들이 참여한다. 대의원 1명은 6표를 행사할 수 있다. 1차투표에서는 과반득표 해야 이사로 당선하고, 2차투표에서는 최다득표자 순으로 그 나머지 자리를 차지하게 된다.

강 회장은 직접적인 언급을 삼갔지만, 사실 지역단위 농협이나 수협 등 조합장을 뽑는 선거는 대단히 치열하게 이뤄진다. 유권자 수가 적고 빤해서 ‘앞면’ 선거로 흐를 수 있고, 자칫 ‘돈’ 선거로 전락해 이 과정에 쇠고랑을 차는 조합장선거 후보자들도 종종 보게 된다.

다행히 요사이 사천시 관내에서 이뤄진 각종 조합장선거에서는 이런 불미스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으나 유사한 잡음은 끊이지 않았다.

▲ '용현마당' 회원들이 전문성과 창의력 있는 농협이사를 뽑는 일이 용현농협의 '꿈과 희망'이라는 내용의 펼침막을 들고 섰다.
조합장선거가 치열한 만큼 이사나 감사, 대의원의 자리도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볼 수 있다. 그런 이유 때문인지, 이번 캠페인을 두고도 아주 민감하게 반응하는 목소리가 있었다고 강 회장은 전했다.

그는 “캠페인을 한다고 하니까 여기저기서 ‘그런 걸 왜 하느냐’고 따지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냥 공명선거 하고, 좋은 사람 뽑자고 하는데 왜 그리 민감하게 반응하는지 모르겠다”며 답답해했다.

반대로 “긍정적인 효과도 있었다”고 강 회장은 소개했다. 캠페인 계획이 미리 알려지면서 선거 관심도가 커졌고, 실제로 출마를 검토하는 조합원도 늘었다는 것이다.

캠페인 현장에 있던 용현농협 신재균 조합장도 비슷한 견해를 밝혔다.

“평소 하지 않던 것을 하니까 이런저런 말이 나오는 것 같다. 이사 후보로 거론되는 사람도 이전에 비해 늘었다. 그만큼 농협 일이 공개되고 ‘저런 정도면 나도 할 수 있을 것 같다’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용현마당의 이날 캠페인은 잔잔한 호수에 작은 돌멩이를 던진 것처럼 파장을 일으키는 셈이다.

캠페인이 있던 21일은 마침 용현농협이사선거 후보자 접수 마감이 있던 날이다. 용현농협 측은 모두 12명이 후보 접수를 마쳤다고 밝혔다. 2대1의 경쟁률이다.

용현농협은 1969년 8월 11일 설립했으며, 현재 1428명의 조합원이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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