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어느 마을을 옮겨 놓은 듯한 곳에서 전혁림미술관까지

근로자의 날, 집에서 푹 쉬고 싶었으나......

마눌님을 모시고 통영 나들이를 다녀 왔습니다.

가는 길은 먹구름모드, 돌아 오는 길은 맑음.

왜냐고요?

모처럼 눈이 호강했기 때문이죠.

 

중간고사를 치르는 아이들을 등교시키고 아침 느즈막히 아내와 둘이서 집을 나섰습니다.

처음부터 통영으로 갈 생각은 아니었으나 후에 요한이네와 약속을 잡다보니 통영으로

가게 되더군요.

요한이네는 우리 가족의 오랜 이웃입니다.

지금까지 지낸 것보다 앞으로 같이 지낼 날들이 더 많이 남은, 좋은 이웃입니다.

목적지는 통영 산양면의 이에스리조트, 지인이 카스에 올린 사진을 보고 호기심이

동했습니다.

 

이에스리조트는 통영 수산과학관 건물 마당을 가로질러 언덕 위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특정 사업장을 홍보할 마음은 없지만 글머리에 조금은 정보를 드려야겠죠?

이 리조트는 회원제로 운영되며 국내외에 네 곳의 사업장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통영에는 약 6만평의 부지에 이탈리안풍의 건물이 들어 서 있답니다.

 

아래가 체크인을 하는 사무실입니다.

 

 

이쁘죠?

 

 

 

반듯한 건물만 보다가 삐딱삐딱한 집 형태에 마음이 푸근해 집니다.

사실 세상을 반듯하게만 살기가 얼마나 힘든지.

신호를 지키고 규율을 따르는 것, 가끔은 벗어 던지고 싶은 짐입니다.

 

 

덴장!!!

가끔정도가 아니라고!!!

 

 

아무대나 카메라를 들이대도 그림이 나올 것 같습니다.

 

바닷가 방향으로 난 아치형 통로가 호기심을 자극합니다.

 

 

아치를 지나자 녹색 정원 너머 파란 하늘과 청록빛 바다가 펼쳐 집니다.

 

리조트는 이렇게 생겼고요.

 

모든 객실은 요렇게 바다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앞서 아치형 통로가 있던 건물의 2,3층은 레스토랑입니다.

무슨 성 같지 않나요?

 

파란 바다와 대비되는 붉은 빛 기와가 이국스러운 느낌을.

올망졸망한 집의 생김새가 동화의 나라를 떠 올리게 합니다.

 

주말과 성수기를 제외하면 비회원들도 시설예약을 할 수 있고요.

산책은 자유.

 

 

코발트 블루빛 문과 하얀 벽의 조합은 그리스의 해안도시를 떠올리게 했고.

 

억지스럽지 않은 소품들이 곳곳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관광지나 공원에서 보이는 터무니 없는 조형물따윈 없더군요.

 

아래 사진 속 바다를 내려다 보는 언덕에 놓인 그네.

 

 

괜찮죠?

 

수영장을 발견하면서 한번 더 감동받았습니다.

 

올 여름 여기에 오고싶어!!!!

 

 

 

수영장 맞은편에 바다가 맞물리는 광경은 왠지 영화의 한 장면같지 않습니까?

 

잘 안 보인다고요?

 

이렇게.

 

요한이네의 밝은 웃음

 

 

 

나더러 어쩌란 말이냐

 

 

 

1박하려면 한달 용돈이 다 날아가는데......

 

 

 

작은 연못가 나무그늘 아래 흔들의자가 이쁘기도 하지요.

 

흔들의자에 앉으면 이런 장면을 마주하게 됩니다.

 

 

 

풍경에 마음을 빼앗겨 정신없이 셔터를 누릅니다.

누군가 이런 저를 봤으면......ㅎㅎ

 

그래도

 

좋은 건 좋은 겁니다.

 

 

청소를 하느라 열려있는 객실로 들어 섰습니다.

"구경 좀 할 수 있을까요?"

"그러세요"

으흐흐흐흐흐

객실이 딱 내 스타일

 

 

 

이 절대 아닙니다 ㅋㅋ

 

베란다에서 내려다 보이는 풍경

 

 

 

가본적 없는 이탈리아가

 

이럴까?

 

 

리조트 회원 모집 전단에 중장년 인텔리층의 극소수만을 위한....이라는 문구에 웃고

색다른 풍경에 또 한번 웃고

이래저래 스마일한 산책이었습니다.

 

산양면 일주도로를 타고 미수동 방면으로 갔습니다.

통영대교를 지나쳐 1.6킬로미터를 달려 용화사 입구 용화찜집에 도착.

용화찜은 통영 토박이들이 즐겨 찾는 집입니다.

 

저는 삐덕삐덕 말린 아귀를 쓰는 마산식 아구찜을 최고로 칩니다.

마산에서 맛 본 아구찜의 빠알간 양념은 연거푸 입으로 떠넣어도 맵거나 괴롭지

않았습니다.

희안하죠?

숫가락을 놓을 즈음 이마에 송글송글 맺히는 땀방울에 한번 더 놀랍니다.

그칠줄 모르고 솟아나던 땀방울......

 

 

만큼은 아니지만 이 곳 용화찜도 나름 멋스럽고 맛납니다.

 

통영에 오실 일 있으면 용화사 입구 용화찜, 꼭 들러 보세요요요요요요요요요요.......

 

찜집을 나서 도로를 따라 채 오분도 안 걸리는 거리에 전혁림 미술관이 있습니다.

"용화찜을 먹고 미술관을 들러야 여행의 완성~~~"

 

 

통영을 대표하는 예술가.

그림으로 한 시대를 풍미한 사람.

 

그의 그림은 소박합니다.

컬러지만 흑백을 보는 듯한.

같은 노랑을 쓰고

같은 빨강을 씀에도

화려한 빛은 좀처럼 보이지 않습니다.

 

 

 

그림을 보고 있노라니 아마 그는 조용한 사람이었을거라는 상상을 해 봅니다.

 

 

그의 그림보다 더 화려한 건물외장.

 

이 역시 나쁘지 않습니다.

 

 

이 도자기는 전혁림 작가의 아들(현직 작가)작품인 것으로 보여지는데 선친의 그것에 비해

분위기가 밝습니다.

 

 

아닌듯 하면서 은근히 화려합니다.

 

그리고

참 이쁩니다.

 

미술관을 돌아 보고 나가려다 아차싶어 미술관 전경을 찍었습니다.

 

근래들어 뭔가를 자꾸 잊어 버리게 됩니다.

 

네 사람 모두 만족한 하루였습니다.

 

미술관 마당 한 켠에 수북히 핀 모란.

 

모란도 미술관의 작품 가운데 하나.

 

미술관을 나와 산복도로를 달리다가 진귀한 것을 발견했습니다.

트럭 위에 빨갛고 노오란 멍게가 가득 실려 있습니다.

 

'맛있겠다......'

 

통영은 올 때마다 기분이 좋습니다.

좋은 친구들이 살고 있고 맛있는 음식과 멋있는 풍경이 가득한 고장이니까요.

 

통영과 가까운 곳에 살고 있는 저는 행운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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