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선생의 오솔길]PSY 새 뮤직비디오와 언론의 태도

유튜브에서 1억 뷰를 넘었다고 난리 법석인 PSY(싸이)의 그 뮤직비디오를 어제 풀버젼으로 보았다. 이전 뮤직비디오보다 많이 선정적이었는데 어떤 장면은 거의 포르노그래피를 연상시키는 수준에 접근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특히 몇 장면은 노골적으로 성적인 코드를 드러내 놓고 표현하고 있었다. 말 춤이니 시건방 춤이니 하는 춤사위를 끼워 넣어 상업적 성공을 하고 있는 PSY의 음악은 원천적으로 B급이다. 물론 PSY자신도 B급이라 자청하는 것을 알고 있지만 B급이란 이류라는 뜻으로 풀이됨으로 그의 노래나 뮤직비디오는 분명 일류가 아닌 이류로 분류될 수 있다. 물론 이류가 문제 있다는 것은 아니다. 단지 그가 돈을 잘 버니까, 외국 언론에서 유명하니까, 한국의 위상(?)을 높여 주니까 그를 비판하고 문제점을 지적하는 사람들은 본적이 없다. 과연 그가 한국의 위상을 높여주는 ‘한류’의 중심인물이며 외국에서 그의 노래를 따라하는 것이 한류의 세계화인가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의문이 많다. 한국 문화 자체를 이류로 인식할 위험도 없지 않다.

 

▲ 새 음반 표지

그가 부르는 노래는 본질적으로 미국식 노래다. 한글 가사만 있고 한국에서 만들면 다 한국노래인가? 미국의 문화에 영향 받아 미국식 문화코드를 포함하고 있는 한국산 노래가 정확한 표현이다. 그래서 그런지 몰라도 CNN을 비롯한 미국의 유수한 언론매체들이 PSY의 새 노래와 뮤직비디오를 앞 다투어 방송하고 있는 것을 보면 여기에는 분명 약간의 저의가 숨어 있다고 보는 것이 옳을 듯싶다. 그런 관점에서 본다면 PSY는 우리의 문화를 세계에 과시하고 파급시키는 것이 아니라 역으로 미국의 문화코드를 우리에게 퍼뜨리는 미국의 문화전도사가 아닐까?

 

언론의 태도도 문제가 있다. KBS는 PSY 뮤직 비디오를 방영 불가 판정했다. 그런데 그 이유가 궁색하고 우습다. 이유는 다름 아닌 뮤직비디오 안에서 PSY가 교통관련 공공기물을 발로 찼다는 것이다. 차라리 선정적이라는 말로 방영불가 판정을 내리는 것이 더 합당해 보이는데 이 나라 공영방송은 그런 면에서는 매우 관대하고, 오히려 매우 치사하게 공공기물로 시비를 걸어 불가 판정을 내렸다.

 

그 뿐만이 아니다. PSY 뮤직비디오가 유튜브에 게시되면서 그 조회 수를 모든 방송사들이 실시간으로 중계했다는 사실이다. 그렇게 중요한 뉴스가 없나? 연일 북한은 전쟁협박을 하고 새 정부 들어서 노동문제는 더욱 꼬이고 진주의료원은 도지사의 만용에 의해 폐업위기인데 이 따위 뮤직비디오가 1억뷰면 어떻고 10억뷰면 어떻겠는가? 정말 연예뉴스 말미에 이 정도 사실이 있다는 정도의 가십거리의 뉴스를 각 언론사들은 정시 뉴스 헤드라인으로 보도하고 있으니 그 저의와 속셈은 파보지 않아도 알만하다.

 

PSY를 비하하거나 그의 음악적 작업을 폄하하려는 뜻은 전혀 없다. 하지만 지금 우리나라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련의 PSY 관련 태도는 분명 정상적이라고 볼 수는 없다. 분명한 것은 PSY의 문제가 아니라 그를 대하는 우리의 태도, 더 정확하게 표현하면 보통의 우리를 통제하고 조정하려는 세력의 태도가 문제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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