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비투위, 정부에 촉구.. “자주국방 백년대계 초석 놓아야”

▲ 정부가 차기전투기(FX) 사업을 원점에서 다시 검토하겠다는 뜻을 밝힌 가운데 KAI비투위가 조속한 사업추진을 정부에 촉구했다. 사진은 KAI가 생산한 T-50i.
정부가 차기전투기(FX) 사업을 원점에서 다시 추진하기로 하면서 한국형전투기(KFX) 사업도 차질이 예상된다. 당장 한국항공우주산업(주) 노조 비상투쟁위원회(줄여 KAI비투위)가 KFX사업의 조속한 추진을 촉구하고 나섰다.

KAI비투위는 25일 보도자료를 통해 “KFX사업은 항공 및 방위산업, 나아가 국가경제를 이끌 창조경제의 핵심 사업”이라며 “조속한 진행을 통해 자주국방 백년대계의 초석을 놓아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FX사업 진행이 답보상태에 놓여있음을 언급하면서 “인도네시아와 탐색개발을 완료한 KFX사업은 곧바로 진행되지 못하면 공동개발자로 참여중인 인도네시아와 외교문제로까지 확대될 소지가 있다”며 이러한 문제들이 방산수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우려했다.

KAI비투위의 이 같은 주장은 지난 24일 방위사업청이 김관진 국방부 장관 주재로 방위사업추진위원회를 열어 ‘F-15SE 차기전투기 기종 선정안’을 심의한 끝에 부결한 것과 관련이 깊다.

정부가 차기전투기 기종을 결정하지 못했다는 것은 곧 FX사업이 늦어진다는 얘기로, 이 경우 외국의 선진 기술 이전이 뒷받침 돼야 하는 KFX사업에도 영향을 주게 된다.

KFX사업은 노후화된 F-4와 F-5, 10년 후 퇴역을 시작할 F-16 전투기를 대체할 수 있는 F-16 알파 프리미엄급 전투기를 개발하는 사업이다. 연구·개발(R&D)비용 6조원, 양산비용 16~17조원 등 총 20조원 이상이 들어가는 대형 프로젝트다.

KFX사업에서 생산 역할을 맡게 될 KAI는 이 사업 결정 후 5년 정도 지나야 본격 양산에 들어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앞서 KAI 하성용 사장은 T-50i를 인도네시아 수출 길에 올리던 지난 10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세계에서 F-16 같은 미들급 기종이 3000대 가량 운용되고 있지만 아직 새 기종을 개발하는 국가는 없다"며 "교체수요가 발생하는 2020년엔 세계 틈새시장을 공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KFX사업이 늦어질 경우 이 같은 KAI 계획에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다. KAI비투위가 정부를 향해 KFX사업의 조속한 추진을 요구한 것은 이 같은 배경을 두고 있다.

KAI비투위는 이날 KAI 정부지분매각 추진에 대해서도 다시 한 번 문제를 제기했다. KAI비투위는 앞선 2차례 매각 유찰에도 불구하고 3차 입찰 진행이 이뤄지는 것과 관련해 “무책임하고 안일한 편의주의식 발상”이라고 정부를 비판했다.

비투위 측은 “우리 회사는 지금 국산 항공기의 수출을 전사의 역량을 결집하여 추진중에 있다. T-50은 이라크, 필리핀, 폴란드, 보츠나와, UAE, 태국, 말레이시아 등과 KT-1은 터키, 캄보디아, 르완다, 미얀마, 벨기에, 에콰도르 등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으며, 수리온의 경우 인니, 헝가리, 태국, 파푸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페루 등에 수출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들고 “이러한 중차대한 시점에서 매각이라는 기업의 불안한 위치는 고객들에게 신뢰를 줄 수도 없다”고 주장했다.

나아가 “항공산업은 국가방위 차원에서 중추적 역할을 하는 사업으로 특히 기술이전을 꺼리는 오늘날에는 항공기술력의 보유 여부가 자주국방의 능력을 결정하는 척도로, 국가의 전폭적 지원이 없으면 육성이 힘든 정부주도형 사업”이라며 “이제 매각에 따른 KAI의 불안한 기업환경을 정부가 나서 매듭을 지어 줄 것을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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