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주인 맞은 사천중앙병원

올해 초 갑작스런 신용경색으로 폐업위기에 몰렸던 중앙병원이 새로운 인수인의 등장으로 새 출발을 맞고 있다.

사천읍지역의 유일한 응급의료기관인 사천중앙병원(인선의료재단). 이 병원에 어려움이 찾아온 것은 지난해 4월부터다. 한 약품업체에 지급보증을 섰던 것이 화근이 된 것. 이 업체의 부도로 모든 채권자가 중앙병원으로 몰렸고, 신용하락과 단기유동성 악화로 이어져 걷잡을 수 없는 위기로 내몰렸다.

결국 올해 2월13일부터 법정관리에 들어갔고, 주 수입원인 의료보험청구금까지 압류 당하자 직원들의 이탈로 이어졌다. 무더위가 한창이던 지난 8월초에는 전기와 수돗물 공급까지 끊겼다.

8월 중순에는 진료중단기간이 길다는 이유로 폐업 위기도 맞았지만 직원과 새 경영진 사이의 극적인 합의로 8월18일부터 진료가 다시 시작됐다. 그리고 9월2일 창원지방법원에서 인선의료재단의 임원진 교체를 승인하면서 중앙병원은 사실상 새 출발을 하게 되었다.

한 때 전기까지 끊겼던 중앙병원, 경영진 교체로 진료가 재개됐다.

인선의료재단 김학록(43) 신임이사장은 “읍지역의 유일한 응급의료기관인 중앙병원이 제 역할을 못해 지역민께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앞으로 직원들과 합심해 사천지역 거점병원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포부를 밝혔다.

병원측에 따르면 현재 진료를 보는 전문의는 4명. 조만간 3명의 전문의를 추가 확보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MRI 장비 구입, 의료정보화시스템 구축 등의 계획도 세우고 있으며, 일부 실내공사도 진행 중이다.

그러나 중앙병원의 앞날에 먹구름이 완전히 갰다고 보기엔 아직 이르다. 넘어야 할 산이 많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장기간의 진료공백으로 실추된 병원 이미지를 어떻게 회복할 것인가가 관건이다. “지역민들 입장에서는 진료재개가 반갑지만 앞으로 제대로 계속 할지는 의문”이라는 게 시민들의 일반적인 반응이기 때문이다.

‘유능한 의료진 확보’도 중요한 과제다. 이는 병원 이미지 개선과 신뢰도 회복에 깊은 연관성을 지니고 있다. 한 때 120명에 이르던 직원은 9월2일 현재 50여명. “앞으로 병원정상화를 진행하면서 직원을 늘리겠다”고 병원측은 밝히고 있지만 지난 경영진이 남겨 놓은 채무가 만만찮아 예상대로 진행될지는 미지수다.

그럼에도 병원측은 병원정상화에 이어 경영정상화까지 자신하고 있는 상황이다. 중앙병원 김명학(37) 기획조정실장은 “올해 연말까지 병원정상화에 집중할 계획이다. 내년부터는 방문간호, 순회진료 등 공격적 경영으로 최대한 빨리 지역거점병원의 위상을 되찾겠다”고 밝혔다.

병원정상화를 바라는 마음은 직원들도 마찬가지다. 이 병원 황연희(43) 간호사는 “그 동안 직원들의 마음고생도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과거는 훌훌 털고 새 경영진과 함께 하루 빨리 안정을 찾고 싶다”는 심정을 털어 놨다.

한편 중앙병원은 기존 직원 가운데 90여명의 고용을 승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현재 정상 근무 중인 50여명 이외에 일부 직원은 관망 중인 것으로 알려졌고, 일부 반발하는 직원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병원 정문에 '정상진료'를 알리는 현수막이 내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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