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2013 장애인식 개선을 위한 드림콘서트’ 열려

▲ 22일 사천문화예술회관서 열린 2013장애인식개선드림콘서트 피날레 무대. 휠체어를 타는 것과 두 발로 걷는 것의 ‘다른 점’은 눈에 띄지 않았다.

핀 조명은 건반만을 비추고 있고 무대는 여전히 어두웠다. 진행요원이 나타났다.
그는 어디로 발을 내딛어야 할지 모르는 연주자를 뒤에서 보조하며 천천히 핀 조명 아래에 앉혔다.
그렇게 피아노 연주는 시작됐고 앞을 보지 못하는 정명수 씨가 펼쳐내는 선율이 공연장을 가득 메웠다. 어떤 경이로움과 함께. 
 
장애인식 바꾸기 위한 ‘꿈의 노래’

“깜짝 놀랐어요. 나도 피아노 칠 수 있긴 한데요, 앞이 안 보이는데도 나보다 훨씬 잘 쳐요. 대단했어요. 장애인을 차별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정명수 씨의 피아노 연주는 장지원(용산초·4) 학생에게 경이로움 그 이상의 것을 준 게 분명했다. ‘장애’가 ‘장애물’이 아님을 이 꼬마가 깨달은 순간이었다.
22일 오후 2시 사천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열린 행사는 바로 이런 ‘생각의 변화’를 위한 것이었다.
 
‘희망을 노래하는’ 스타군단

이날 사천을 찾아 70분간 뜨거운 무대를 선사한 한국장애인국제예술단은 이미 SBS, M.Net, JTBC 등 굵직한 방송사들에 출연했던 스타가수군단. 이 예술단은 2008년 창단 돼 발달장애인들이 예술 활동을 꾸준히 할 수 있는 사회적 장을 마련해 오고 있다.

예술단 소속의 빛된소리중창단 회원이기도 한 배은주 대표는 장애인이 과도한 배려를 받아야 하는 존재가 아니라 똑같은 사람이라는 것을 음악을 통해 알려주고 싶다고 했다.

배 씨는 ‘SBS 놀라운대회 스타킹’에서 2연승 쾌거를 이룬 실력답게, 듀엣곡을 멋지게 열창했다. 그녀는 또 마지막 순서에서 더블라인드 팀과 ‘아름다운 세상’을 부르며 관객석에 앉은 아이들을 무대로 불러내 열기 가득한 피날레를 연출했다.

“사천 학생들 음악성이 좋은 것 같아요. 잘 따라 부르고 호응도 뜨겁네요. 제 마음이 전해진 것 같아요.”
 

▲ 하모니가 아름다웠던 '빛된소리'팀의 무대.

굴곡진 마음 넘어 한목소리 냈다

배은주 대표의 마음이 전해 진 것을 공연장 안팎에서 느낄 수 있었다. 장애인 친구들에게는 ‘우리는 희망의 증거다’, 비장애인 친구들에게는 ‘장애인도 다르지 않다’라 전하고픈 그 마음 말이다.

콘서트가 끝나고도 무대 아래를 서성이던 이미자 씨는 여전히 눈언저리가 발갰다. 열세 살 장애인 아들과 함께 온 이 씨는 장애인들의 공연을 실제로 본 것이 처음이라며 여전히 들떠 있었다.

“정말 힘이 되네요. 우리 아들도 노래 부르기 좋아하거든요. 우리 아이도 할 수 있겠구나, 저렇게 무대 위에 설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큰 위로가 됐어요.”

따뜻한 눈빛 속에 그 동안 먹먹히 견뎌왔을 세월이 보인 것은 단지 그녀가 울먹이며 말했기 때문이 아니다. 간절히 희망을 바라왔음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사천교육청 중등교육부의 김성미 주무관 역시 뜨거워진 마음을 전했다.

“사천교육청 주관으로 이런 행사가 열리는 것은 처음인데 가슴이 뭉클했어요. 장애인들도 똑같이 능력 있고 보통사람들과 차이가 없다는 것을 새삼 느껴요. 오늘 이 콘서트에 온 많은 아이들이 장애인친구들에 대한 생각을 달리 했으리라 믿어요.”

▲ 공연장을 찾은 용산초등학교 4학년 학생들. 같은 반에 있는 장애인 친구를 부정적으로 생각했었는데 이번 콘서트를 보고 장애인도 훌륭한 능력을 가졌다는 생각을 갖게 됐단다.

송채환(용산초·4) 학생은 김 주무관의 그 믿음을 실현해줬다.

“사실 우리 반에도 장애인 친구가 있는데요. 그 동안 보면서 조금 부정적으로 생각했어요. 어울리기 꺼려지기도 하고요. 그런데 오늘 콘서트 보면서 장애인 친구들도 노력하면 정말 멋지게 변할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마지막 곡 ‘우리 함께 만들어가요, 아름다운 세상’을 부르는 동안 무대 위로 달려가 같이 노래했던 학생들은 장애·비장애인 할 것 없었다. 모두가 나란히 서 있었다. 굴곡진 장애물은 어디에도 없었다.

저작권자 © 뉴스사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