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라는 선물. 밥 한 끼의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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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라는 선물. 밥 한 끼의 선물.
  • 음미하는 삶 시민기자
  • 승인 2013.12.26 18:3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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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그릇의 밥과 새로운 한 해에는 묘한 공통점이 있다.

한 해라는 선물. 밥 한 끼의 선물.


한 그릇의 밥과 새로운 한 해에는 묘한 공통점이 있다.

한 그릇의 밥을 먹으면서, 아주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밥알 하나 하나를 세면서 먹지는 않는다.

한 그릇의 밥이기는 마찬가지이지만, 그 한 알의 밥들은 결코 같은 것이었던 적이 없다.

확률상으로 같은 포기의 벼에서 나온 것일 수는 있어도 똑 같은 밥알이 세상에 다시 있었던 적도 없다.

그럼에도 그들은 보기에도 같고, 맛도 같은 그냥 매일 먹는 밥일 뿐이다.

하기야 어떤 이들은 한 끼의 식사를 거르는 것을 무척 싫어하면서 '오늘 식사를 챙겨먹지 못하면 영원히 챙겨먹을 수 없다'고 너스레를 떨기도 한다.

그렇더라도 밥은 그냥 밥일 뿐이다.


밥에서 새해로 촛점을 바꾸어보자.

우리 모두에게 공평하게도, 고맙게도 또 새해라는 선물이 찾아온다.

나이를 들어서 그런지는 몰라도 벌써 2013년을 헌 해로 보낸다는 것에는 옛날같은 상실감은 없어지는 느낌이다.

똑 같은 밥상을 때가 되어서 받는 느낌이랄까, 밥을 좋아하긴 하니까 항상 고맙기는 마찬가지겠지만...

"에게, 또 똑같은 한 해! 뭔가 새로운 걸 원해!!!"라는 투정도 아이들만의 것은 아닌 듯하다.


치킨이나 피자를 먹고 싶어하는 아이에게 쌀밥을 내밀면서 '우리 때에는 이게 얼마나 귀했는지 아느냐, 이 한 알 한 알이 모두다 다른 밥알인 것을 아느냐.'라고 다그치는 부모는 대략 소통난감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새 해라는 선물에 대해서는 위와 똑 같은 태도를 취한다.

귀하게 생각해야 한다. 소중하게 생각해야 한다. 철 좀 들어라.


희한한 것은 이런 다그침이 효과가 아주 좋다는 점이다.

도덕적인 교훈이란 것을 싫어하는 사람마저도 새해를 받아들이는 태도에 대한 교훈은 겸허하게 받아들인다.


이유가 무엇일까?

아마도 학습의 효과일 것이다.

아이들이 성장하고 평생을 살면서, 살아있는 사람이 밥을 못 먹어서 굶어 죽는 경우는 절대로 본적이 없지만 세월이 가고 나이가 들어서 죽지 않는 사람 또한 쉬이 볼 수 있는 광경은 아닐 터이니...

새 해라는 것은, 하루 라는 것은 먹기 싫어서 치워 두었다가 다음에 찾아먹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학습하게 된다.

만약 새 해라는 것을 꾸역 꾸역 억지로 먹듯이 해야하는 것으로 학습하였다면, 새 해? 별로 축하할 일이 아닐 것이다.

결코 죽지 않는 인간의 비애라는 것은 아직은 몇 몇 영화를 볼 때만 느꼈을 테니 그리 좋은 그림도 안나올 터이다.


밥은 이제 됐어요, 오늘은 치킨과 피자를 주세요... 이렇게 새 해를 지금과 다른 것으로 주문할 수는 없다.

그럼에도 우리가 그리 불평하지 않고, 물론 나이가 듦에 대해서는 항상 불평할 자유가 있겠지만, 맞으러 가고 해맞이도 하는 이유는, 그 속에 내가 아는 모든 것, 모든 사람, 모든 느낌, 모든 경험이 녹아있기 때문일 것이다.

새 해가 없으면 삶도 없다는 것이 새 해를 고맙게 받아들이는 이유인 것이다.


우리가 아주 어릴 때에는 엄마의 손가락이 눈 앞에 있을 때에는 존재하고, 그것이 보이지 않을 때에는 존재하지 않았다.

우리가 감지할 수 없음에도 실제로는 항상 있는 것에 대한 느낌은 더욱 천천히 찾아온 것이다.

그리고 그 안정감은 나이가 든 후의 우리에게는 없어서는 살기 힘든 믿음이 되었다.

그 영원한 존재감과 우리의 숨결과 주위의 사람들에 대한 고마움을 생생히 깨닳은 이를 우리는 또한 깨닳은 자로 일컬을 것이다.

사랑으로 껴안을 수 있는 만큼, 우리의 새해는 소중한 것이 될 것이다.

한 알의 밥알 마다 사랑해 보는 감성 또한 죽지 않을 만큼 굶어본 후 음미해 볼 수도 있겠지만...

이미 우리는 새 해 속으로 걸어들어가고 있다.

그 모든 이들의 길 위에 용기와 그에 걸맞는 감사함이 항상 함께하길 기원한다.

멋진 반찬을 만들어주는 어머니들과 아내들에게 밥 한 그릇을 맛있게 먹을 수 있게해 준 감사함 또한 전하는 마음으로 우리는 다시 누군가의 밥이 되고 반찬이 되어 줄 것이다.

사랑하고 사랑받는 것 만큼 더 좋은 반찬은 새해라는 밥 한 그릇에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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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천의연인 2014-01-04 13:55:55
새 해가 오래된 해라는 것은 아실테고 오래된 것은 반드시 뜬다는 것도 아실터이고 해가 사사로움 없이 비춘다는 것은 좋은 것입니다. 새로운 해를 맞이하면서 작은 소망 하나 간직했다면 그것으로 족할 뿐이지요. 여기에 살그머니 좋은 선물을 남기신 분에게도 새롭고 행복한 한 해가 오길 바랍니다.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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