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가 석 달이 채 남지 않았다. 사천시민의 선택을 받아 선출직 공무원이 되겠다고 마음먹은 이들에겐 자신의 이름을 알리고 정견과 정책을 보여주기에 부족함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다.

그런데 요사이 선거 출마를 앞둔 이들을 보노라면 실망감을 감출 수 없다. 그저 이름 알리기에 급급할 뿐 정견과 정책을 보여주는 일에는 소홀하기 때문이다. 일례로, 사천시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한 40명의 예비후보자 가운데 ‘예비후보자 홍보물’을 만들어 자신의 정치적 견해와 소신, 그리고 공약을 제시한 이는 두 명에 불과하다. 놀라운 것은 그들이 시장선거나 도의원선거 출마자가 아닌 기초의원선거에 출사표를 던졌다고 하니 다른 예비후보들에겐 본보기가 되고도 남음이다.

반면 사천시장선거, 도의원선거에 도전장을 내민 이들은 분발해야 한다. 간단히 사천시장선거를 살펴보자. 평소 출마의 뜻을 밝혀온 현 시장을 비롯해 예비후보자 5명 모두가 새누리당 소속으로 당 공천을 희망하고 있다. 그 과정에 정책과 비전을 제시하기보다는 당 공천 방식이 어떻게 되는지, 그에 따라 자신이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지 골몰하는 모습이다. 심지어 어떤 진영에선 음성적인 돈을 써야 하느냐 마느냐를 두고 옥신각신 했다는 전언이고, 어떤 이는 실제로 금품살포 의혹이 일기도 했다. 이를 다른 시각에서 보면 자신의 비전 제시보다 이미지 관리, 또는 상대 흠집 내기나 마타도어 식 선거운동을 진행하고 있음이다.

물론 그 배경에는 시장 출마자가 모두 새누리당 소속이고, 공천 방식이 이른 바 ‘당원 50 대 여론조사 50’이라는 점이 깔려 있음이다. 시장후보를 뽑겠다면서 사실상 인기투표를 하겠다는 것인데, 그 외 뾰족한 해법이 없다는 항변도 있을 수 있겠으나 어느 정도 제도 개선이 필요한 건 분명하다. 새누리당이 그 해결책을 당장 제시할 수 없다면 경선 과정에 각 후보들이 정책과 비전을 제시하는 모습을 기대한다.

이렇듯 사천시장선거가 특정 정당의 공천 다툼의 장으로 비쳐지는 것에는 야권도 책임이 있다. 물론 지역특성상 새누리당 지지도가 월등히 높아 야권이 도전장을 내밀기가 쉽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역대 선거를 보면 적게는 20~30%, 많게는 유권자의 절반 가까이가 야권을 지지하지 않았던가. 새누리당 후보끼리 다자간 구도가 발생해 심지어 당선가능성까지 점칠 수 있는 호시기에 후보조차 내지 못한다는 점은 야권 분열 여부를 떠나 무능함으로 보일 뿐이다.

민주주의의 꽃이자 유권자의 축제여야 할 선거가 특정 정당의 공천 다툼의 장으로 전락하고 있기는 도의원선거도 마찬가지다. 1선거구는 4명, 2선거구는 2명이 새누리당 공천을 신청한 상태다. 새누리당이 아닌 예비후보는 각각 1명과 2명에 불과하다.

다행스러운 건 유권자들의 최종 선택까지 아직 70여 일의 시간이 남았다는 점이다. 남은 시간, 자신의 얼굴과 이름 알리기에 더불어 ‘어, 솔깃한데’ ‘와, 참신하다’ 이런 감탄사가 나올 수 있는 정책과 비전을 제시하는 후보자가 늘어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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