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들에 고비를 극복한 경험 전한 고은영(사천여고·3) 학생

▲ 은영 학생은 은행 취업을 먼저 이룬 후 여유가 생긴다면 대학에서 퀼트공예를 배우는 것이 꿈이다. 취업에 성공하고 나면 후배들을 다시 찾아 취업캠프를 함께 하며 도움을 주고 싶다는 속 깊은 선배이기도 하다.
고은영(사천여고·3) 학생은 이날 ‘진로직업체험의 날’ 행사 마지막 순서였던 ‘강의 100°C 저를 소개합니다’ 발표대회에 첫 번째로 주자로 나섰다. 삼천포에서 사천읍까지 버스로 통학을 하고 있는 은영 학생은 중학교 때 공부에 열중하지 않고 ‘놀기만’ 했다며 부끄러운 자기 고백으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사천여고에 지원하면서 ‘선 취업 후 진학’ 목표를 갖고 왔는데요. 뚜렷한 목적이 생기니까 열심히 하게 됐어요. 취업심화반은 야간자율학습이 끝나고 나면 9시가 넘는데 집에 가서도 틈틈이 자기소개서를 쓰고 있어요.”

사실 은영 학생이 발표대회에 나선 것은 단순히 모의면접 훈련이 아니었다. 박학춘 진로상담교사와 담임교사 등 은영 학생을 아끼는 교사들이 ‘자신감’을 길러주기 위해 발표자로 추천 했던 것.

“실은 제가 1학년 때 아버지가 갑자기 돌아가셨어요. 그 이후로 슬럼프가 와서 많이 힘들었어요. 목표해 둔 은행도 있었는데 힘을 못 내고 있었거든요.”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홀로 남겨진 어머니가 오빠와 자신을 위해 궂은 일 하는 모습이 마음 아팠다며 또 금세 눈가가 붉어졌다.

“이렇게 후배들에게 제 이야기를 하면서 오히려 제가 제 자신을 더 잘 알게 됐어요. 어디서든 당당하게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철학자 강신주 씨의 말처럼 진정한 ‘힐링’은 넘어진 아이를 일으켜주는 것이 아니라 ‘일어나야 하는 이유를 알려 주는 것’이 맞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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