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회 다솔사선차축제 선차(禪茶)정립 위한 학술대회, 고요한 체험행사까지 성황 이뤄
화창한 햇살 아래 오전 10시가 좀 넘은 시각 개회식으로 시작된 축제는 1,2,3부로 나눠 진행됐다. 비유리선차회가 선보인 ‘염화미소 선차 시연’을 마지막으로 1부를 마친 후 2부 순서로 ‘선차 문화의 세계’라는 주제의 학술발표회가 이어졌다.
객석에는 100여명이 넘는 불자들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다솔사 동초 주지스님이 '선차 정립의 필요성'이란 주제로 축제위원장 기념사를 하며 발표회가 시작됐다.
발표를 맡았던 상원사 용문선원장인 의정스님과 원광대 정순일 교수, 여연스님은 “‘선차’의 진정한 의미와 이해를 바로 세우고 요즘 유행처럼 퍼져있는 ‘차 마시기’가 그저 겉치레가 되지 않아야 한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특히 의정스님은 “중국과 인도, 한국의 불교 역사를 알고 법도를 배워야 ‘선차’의 진정한 의미를 알 수 있다”며 각 나라의 불교 역사와 함께한 차 문화, 수행법에 대해 설명했다.
동국대 불교대학원 차문화컨텐츠학과 교수로 있는 여연스님은 마지막 총평을 하면서 “선차의 깊은 뜻에 집중하기보다 포퍼먼스에 치중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이 발언에 대해 비유리선차회의 한 회원은 손을 들어 발언권을 얻은 후 “비록 우리가 불법의 깊은 뜻을 다 깨달은 것은 아니지만 차를 통해 마음 수양을 얻는다”며 “보여주기 식의 퍼포먼스만를 하는 것으로 보지 말아달라”고 말하기도 했다.
2부 시작과 동시에 점심공양이 있었다. 시원하고 개운한 맛을 낸 메밀국수는 다솔사를 찾은 많은 관람객은 물론 봉명산을 오르내리다 차 축제에 들른 등산객들의 발걸음을 붙잡기도 했다.
이날 각 지역에서 축제 참여를 위해 다솔사를 찾은 다도회 및 차(茶)회 회원들도 눈에 띄었다. 이들은 각자 부스를 운영하며 산사를 찾은 사람들에게 차와 조청 등 다과를 제공했고 대양루에서 3부 행사로 열린 ‘차인·차회 행다 시연 및 차 마시기’에서 어린이 차회, 잎차·떡차·가루차 등 시연회를 펼쳤다.
반야당, 봉일암, 숲속 명상길에서 진행된 체험행사들은 ‘묵언’으로 고요하게 진행됐다. 체험자들도 차례를 기다리는 동안이나 체험을 마친 후에도 조용히 발걸음까지 낮췄다.
‘무심거배행선차’ 체험행사가 열린 반야당에는 특히 사람들이 많이 모였다. 차가 가득 채워진 자그마한 찻잔을 두 손으로 받쳐 들고 한 방울도 쏟아내지 않고 걸어야 했다.
이 체험행사는 한 잔 차를 들고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며 ‘차로써 선의 세계로 들어가는 일미(一味)의 순간’을 잠시나마 경험하도록 하기 위해 마련됐다.
결혼 전부터 차를 좋아해 다솔사를 종종 찾았다는 이 씨는 또 “묵언이라는 것이 자기 입만 닫는 것이 아니고 마음에 이러니저러니 판단 없이, 티끌 없이 맑은 상태가 되는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