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 상리면에 걸쳐 개발면적만 46헥타르 넘어
영향권에 있는 주민들“절대 안 될 말”반대 목소리 높아

▲ 대규모 채석단지 개발이 검토되고 있는 사천시 정동면 소곡리 가곡저수지 위 전경. 오른쪽 큰 건물이 옐림기도원이고 그 주변으로 민가가 흩어져 있다. 가운데 골짜기 좌우 산 대부분이 채석단지 예정지다.
사천시 정동면 소곡리 가곡마을에 대규모 채석단지 지정이 검토되고 있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해당 지역민들의 걱정이 커지는 가운데 집단 반발 움직임이 일고 있다.

채석단지 지정을 추진하는 쪽은 고성군에서 수십 년째 채석생산 관련 일을 하고 있는 고성아스콘(주)다. 사업예정지는 사천과 고성의 경계지역으로 사천시 정동면 소곡리 산 212번지 일원 19만9018㎡와 고성군 상리면 신촌리 산 107번지 일원 26만2642㎡를 더한 46만1660㎡ 규모다.

사업시행자인 고성아스콘 측은 이곳에서 2015년부터 2033년까지 18년 동안 석재를 생산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해 9월 사업지구 현황조사를 마쳤고, 12월엔 환경영향평가 평가준비서를 산림청에 제출했으며, 올해 3월엔 환경영향평가협의회 심의까지 받았다. 기초단계이긴 하나 채석단지 지정을 위한 준비작업을 차근차근 밟고 있는 셈이다.

이런 소식이 알려지자 지역민들이 걱정과 함께 분노하고 있다. 채석단지 예정지로부터 200m도 채 떨어지지 않은 곳에 살고 있는 안정섭(82) 씨는 절대 안 된다며 손을 저었다.

“증조부께 물려받은 땅, 내 때에 망칠 수 없다. 피 같고 살 같은 땅이다. 팔고 떠날 수도 없고 파헤쳐지는 꼴은 더더욱 볼 수 없다. 이렇게 깨끗한 곳에 채석장은 절대 안 될 말이다.”

▲ 엘림기도원 신정희 목사(왼쪽)와 마을주민 안정섭 씨가 채석단지 예정지 앞에서 걱정을 나누고 있다.
채석단지 지정 추진 소식에 가장 분주해진 곳은 인근 기도원 쪽이다. 11일 만난 엘림기도원 신정희(58) 목사는 기독교계를 중심으로 채석단지 반대서명운동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이곳은 우울증, 술중독, 가정파탄, 사업실패 등 갖은 이유로 삶의 바닥까지 내려온 사람들에게 다시 힘을 주는, ‘사람을 살리는 곳’이다. 이런 데 채석단지라니, 죽을 각오로 막겠다.”

이들 설명에 따르면, 가곡마을 중에서도 ‘상가곡’에 해당하는 이곳은 지리적 여건 탓인지 8년 전부터 채석장 개발설이 끊이지 않았다. 그때마다 주민들은 반대의견을 강하게 전했고, 골짜기 입구 길목을 주민들이 차지하고 있었던 덕에 개발업자들은 어쩔 수 없이 발길을 돌렸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번엔 심상치 않음을 느끼고 있다. 마을길을 통하지 않고 사업장에 바로 들어갈 수 있는 길을 뚫는 방안을 사업시행자가 검토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가곡마을은 물론, 정동 소곡마을과 사남 사촌마을, 소산마을 등 인근 주민들과도 협력을 꾀하고 있다. 이들 주민도 발파로 인한 소음과 진동, 대형차량 통행에 따른 불편 등을 예상하며 채석단지 지정 추진을 걱정스럽게 바라보고 있다.

사천시는 주민들의 불안이 커지고 관련 내용을 물어오는 민원인이 늘어남에 따라 오는 18일 해당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가질 예정이다." 

한편, 석재를 채취하는 채석장의 경우 그 규모가 5만㎡ 미만이면 기초지자체가, 5~20만㎡면 광역지자체가 심의해 지정한다. 규모가 20만㎡ 이상이면 채석단지라 따로 부르며 그 승인권은 산림청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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