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남면 유기농딸기작목반원들의 딸기농사 뒤풀이 현장

사남면 유기농딸기작목반 농장에 한 유통업체 직원들이 딸기따기 체험 중이다.
사천시 사남면에 있는 한 딸기 공동선별장에는 27일 낮 웃음꽃이 피었다. 올해 딸기농사를 마무리하면서 그 동안 고생한 작목반원들이 스스로를 격려하는 시간을 가진 것이다.

이 자리에는 농협과 농산물품질관리원 그리고 유통업체 관계자들도 함께 했다. 친환경농산물은 생산하기도 어렵지만 비싼 가격 때문에 판로 개척이 더욱 힘들다. 그런 탓에 농부들에겐 이들이 귀한 손님일 수밖에 없다.

사남딸기작목반은 친환경유기농 딸기만 생산한다. 영농법인도 만들었다. 이름은 ‘와룡골친환경영농조합법인’. 현재 10농가가 참여하고 있다.

딸기공동선별장에 마련된 뒤풀이 현장
올해는 일기가 좋지 않아 어느 곳 할 것 없이 딸기농사 재미가 별로였다고 한다. 수확량이 평년의 80%에 못 미쳤다고 하니 짐작할 수 있음이다. 하지만 사남딸기작목반 수입에는 큰 차이가 없었다니 다행이다. 안정적인 판로를 확보해 지난해보다 제값 받고 팔 수 있었던 덕이다.

작목반에서 유통업체 직원들을 불러 식사 한 끼 대접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럴싸한 식당이 아닌, 딸기를 선별하는 작업장에서 직접 차린 음식을 내놓은 것은 농부들의 삶을 그대로 보여주고 싶은 뜻이 담겼다.

사실 아무리 유기농이라 해도 소비자가 알아주지 않으면 헛일이다. 유기농 생산농가도 점점 늘어서 그들끼리도 경쟁이 심하다. 심지어 사천시장에 나가보면 유기농딸기를 일반 관행농 딸기와 같은 가격으로 팔고 있는 모습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그러니 농민들로선 전문 유기농매장에 판로를 뚫는 것이 큰 바람이다.

와룡골친환경영농조합법인 박수훈 대표
식사하던 ‘와룡골’의 박수훈 대표가 잠시 말문을 연다. “어느 과일보다 딸기는 씻어먹기가 힘든 만큼 유기농으로 키워야 한다. 수확량이 일반 관행농에 비해 잘해야 70%지만 우리는 유기농으로 생산한다는 자부심으로 일하고 있다.”

ㅅ유통 김석판 생식품본부장이 그 말을 받았다. “사천의 ‘와룡골’ 딸기는 소비자 만족도가 매우 높아서 내년에는 거래량을 더욱 늘릴 생각입니다.” 그러나 가격 면에서 좀 더 낮출 수 없느냐는 기대를 감추지 않았다.

농협중앙회사천지사 김육곤 지사장이 덕담 한 마디 보탰다. “농협에서도 유기농 생산농가를 지원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농민은 열심히 농사짓고 농협은 판매를 책임지는 그런 날이 빨리 와야 된다.”

이쯤 되면 분위기는 아주 좋다. ‘이들의 말처럼 술술 잘 풀리면 좋으련만.’ 이 생각은 기자의 생각만은 아닐 것이다.

끝물이지만 여전히 탐스런 딸기를 따고 있는 유통업체 직원들

점심식사가 끝나자 작목반에서는 유통회사 직원들을 끝물이 한창인 딸기농장으로 데려갔다. 대형매장에서 상품으로만 취급되는 딸기가 어떻게 생산되는지 보여주기 위해서다. 덕분에 이들은 싱싱한 딸기를 직접 맛봐가며 따보는 ‘재수’를 누렸다.

그리고는 농민과 유통업체 직원들이 섞여 족구도 한 판 벌였다. 역시 땀을 흘려야 일이 끝난다. 오늘, 생산자와 유통업자의 마음이 잘 버무려지는 하루였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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