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지분매각’ 반대 뜻 처음 밝혀.. 노조 “임단협 회사 위임”
KAI가 이와 같은 뜻을 밝힌 것은 30일 오전11시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기업설명회장에서다. 기자들의 질문에 즉흥적인 답을 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아시아경제 등 중앙의 각종 언론매체에서 보도된 내용을 종합하면 KAI 김홍경 사장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항공산업은 어느 나라든지 정부의 지원이 없으면 할 수 없다. 이스라엘, 인도는 100% 정부 지분이고, 브라질 영국도 정부 지분이 들어가 있어, 고객 신뢰를 바탕으로 발전적 모델로 갈 수 있는 적절한 지분 구조를 갖추고 있다.”
“미국의 보잉이나 록히드 마틴이 정부 지분이 없다고 하지만 록히드 공장 정문에는 미 공군 마크가 걸려 있으며 공장 부지는 정부로부터 영구임차해 쓰고 있다. 지분이 아니더라도 항공산업은 정부가 지원하고 있는 것이다.”
“지분구조는 주주들께서 할 사항이지만 우리나라 항공산업이 잘 되길 바란다면 잘 할 수 있는 요건 갖춘 기업이 지배주주가 됐으면 좋겠다. 그런 요건은 학계나 업계에서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마지막 부분은 KAI 지분을 대한항공에서 인수할 가능성을 경계한 것으로 보인다.
KAI 하성용 경영지원본부장도 지분 구조에 관해 한 마디 거들었다. “현재 사실상 정부 지분인 산업은행의 30.5% 지분구조는 항공산업이 30년간 운영되는 점을 놓고 볼 때 방만 경영이 아니라 최적의 지분구조이다.”
이날 설명회장에는 노조대표도 참석했다. 박한배 KAI노조위원장은 “2009년 임단협을 회사에 전적으로 위임하고,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한 동반자적 노사관계 정착에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위원장의 이런 발언은 지분매각설로 대내외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회사 경영진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를 위해 KAI노조는 설명회 하루 전인 지난 29일 ‘임단협 위임을 묻는 총투표’를 실시해 76.9%의 찬성으로 회사 위임을 결정했다.
KAI는 1999년 10월에 설립했으며, 산업은행이 30.53%, 현대차, 삼성테크윈, 두산인프라코어가 각각 20.54%씩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산업은행과 두산인프라코어가 지분매각 방침을 정했고, 대한항공에서 인수 의사를 내비치고 있어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병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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