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천읍성. (사진= 사천시 문화관광 홈페이지)
읍성은 지방행정관청이 있는 곳에 축성하여 외적을 방비하고 백성을 보호하기 위하여 쌓은 성이다. 외형상으로는 산성과 별다른 차이점이 없어 보이나 산성은 외적의 침입 시 피신하여 성을 지키는 단순한 군사적인 기능만 있었지만 읍성은 군사적 기능뿐만 아니라 행정관청이 있고 백성들이 거주하고 있어 그 지역의 행정, 국방, 경제, 교육, 문화, 사회의 총체적인 기능이 있어 그 지역의 구심점이고 정체성이 있었던 곳이었으며, 그 지역 백성들의 삶이 있었고 예술이 있었고, 민속이 있었고 희로애락이 있었던 곳이었다.

전국의 읍성들이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거의 다 훼손되어진 것을 근래 들어 여러 지자체에서 복원도 하지만 선거 때마다 공약사업으로 거론되는 주 메뉴가 되기도 하였다.

성곽을 복원하는 데는 많은 돈이 들어간다. 경제적인 가치로 볼 때는 투자한 만큼 되돌려지는 가치는 아주 미미하다. 그러나 우리의 정신을 되새김질 해주는 문화를 바로 세운다는 가치를 계산한다면 이는 액수로 판단할 수 없는 자산이 되는 것이다.

역사와 문화재를 이해하는 지자체의 단체장들은 자기지역 읍성 복원사업을 충실히 해나가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왜 그런 단체장들은 경제성을 따지지 않고 문화부문에 막대한 예산을 투자하고 있을까?

눈에 보이는 자산보다는 눈에 보이지 않는 무형의 자산을 만드는 정신적인 부분에 더 가치를 두고 있는 이유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문화는 우리의 정신을 살찌어주는 요소다. 생활이 넉넉해지고 외형만 풍부하다고 선진국민이 되는 게 아니라고 본다. 의식과 정신, 그리고 생활수준의 밸런스가 맞아야 할 것이다.

참고로 근래에 읍성을 복원하였거나 현재 복원을 거론하고 있는 지역으로는 하동, 밀양, 김해, 웅천, 양산, 언양, 동래, 울산, 기장, 경주, 대구, 안산, 청주, 진도, 무장(고창), 면천(당진), 광주, 나주, 홍주(홍성)읍성 등이 있다.

박근혜대통령은 문화융성을 말씀하셨다. 문화융성은 시대적 여건과 그에 따른 국정철학과 비전으로 중시된 국민 개개인에 대한 삶과 가치에 대한 전망과 깊은 연관을 갖고 있다. 이것은 국정의 최고 가치로 삼고 있는 국민행복은 과연 어떻게 달성될 수 있을 것인가의 문제는 인간에게 행복이란 무엇이며, 행복은 어떻게 달성되는가라는 철학적인 성찰을 필요로 하며, 나아가 인간을 어떻게 규정하고 정의할 것인가라는 인간학적인 문제와도 연계된다고 한다.

‘시민이 먼저입니다’라는 시정지표는 시장님의 시정철학이 배여 있는 구호이고 대통령의 국정철학인 문화융성과도 일맥상통하고 있다고 본다. 이런 지표와 부합하는 사업 중의 하나가 시민들의 문화향유권이며 역사를 올바르게 인식하는 일이라고 생각된다.

사천 역사의 중심지이고 사천사람들의 일상생활의 구심점이며 사천의 정체성이 녹아있고 자존심이 서려있는 사천읍성을 정비하는 일은 다른 어떤 일보다도 가치 있는 사업이라 여겨진다.

사천읍성은 수양공원에 남아있는 잔존성벽 484m 중 2006년에 발굴조사를 시작으로 2007년부터 2011년까지 체성을 정비한 것이 179m이고 잔여구간 305m가 앞으로 정비 대상이다. 정비대상 구간에 남아 있는 석벽은 1984년부터 1987년까지 당시 사천읍장을 지내신 분이 읍성을 정비하여야 한다는 의욕만 충만하여 고증도 없이 자체적으로 쌓은 것으로 성곽을 망친 수범사례로 꼽히는 석벽으로서 문화재청의 지탄을 받고 있기도 하다.

사천정명 600년의 숫자구호만 나열할 것이 아니고 역사를 아는 시민, 역사를 만드는 시민은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일이 먼저가 아닐까 생각하며, 지역의 정체성을 찾는 사천읍성 정비 사업이 우선순위에 들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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