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끌벅적’‘침통’‘환호’‘설움’… 다시‘설렘’

한 해의 끄트머리에서 2014년을 돌아본다. 우리는 무엇을 보고 듣고 외치며 이 시간을 달려왔던가. 희미해지는 기억을 붙잡아 역사의 기록으로 남기는 뜻에서 ‘2014년을 달군 사천 5대 뉴스’를 정리한다.

신년벽두, 단연코 으뜸 화두는 제6회 전국동시지방선거였다. 무엇보다 사천시장선거를 앞두고 물밑 경쟁이 치열했다. 곳곳에서 불법선거 논란이 뜨거울 때쯤, 세월호사건이 터졌다. 수백 명 승객을 태운 여객선이 진도 앞바다에 침몰했고, 이와 함께 대한민국 모든 이슈가 한동안 수면아래 잠겼다. 힘겹게나마 선거는 치러졌고, 7월이 되어 민선6기 사천시정이 출범했다. 민선6기 출범으로 사천바다케이블카는 뜨거운 감자가 됐다. 안전성 평가와 주민의견을 수렴해 진행하겠다는 사천시 입장이 ‘케이블카에 부정적’인 것처럼 읽히면서 한때 동지역 불만이 컸다.

하반기 접어들어 사천시 경계지역을 둘러싼 민원도 커졌다. 진주시와 2년째 뿌리산단으로 갈등했고, 고성군 경계지역에 대규모 채석단지 조성계획도 주민들을 분노케 했다. 삼천포화력발전소 옆 신규발전소 건설계획, 이른 바 NSP사업에 따른 시민들 우려도 컸다. 연말에 이르러 기분 좋은 소식도 들렸다. 농악이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돼 진주삼천포농악이 다시 한 번 주목받는 계기가 됐고, 4년째 끌던 항공국가산단 지정 문제도 해결됐다. 반면 축동면, 서포면, 향촌동에서는 지역소외론이 일기도 했고, 연말엔 무상급식과 관련해 예산 갈등을 빚기도 했다.      정리 / 하병주 기자

6ㆍ4지방선거와 송도근號

6·4지방선거 사천시장선거에서 송도근(무소속) 후보가 현역 시장인 정만규(새누리당) 후보를 누르고 사천시장에 당선했다. 두 후보 간 표차는 4237표. 6.8%의 득표율 차이를 보였다. 정 후보를 둘러싼 갖가지 공직선거법 위반 논란이 선거에 큰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 나왔다. 지역별 표 쏠림현상은 여전했다.

선거기간 극심했던 불법선거 논란에 대해 사법부가 준엄한 심판을 내렸다. 공직선거법이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사천지역 선거관계자들이 줄줄이 유죄 선고를 받은 것인데, 정만규 전 사천시장과 송도근 시장의 회계책임자 등이 유죄 선고를 받았다. 전체적으로 42명이 기소돼 대부분 유죄를 선고받았거나 판결을 앞두고 있다.

사천시의원선거에서는 새누리당 8명, 새정치민주연합 3명, 무소속 1명이 당선돼 제7대 사천시의회를 구성했다. 경남도의원선거에서는 박정열(1선거구, 새누리), 박동식(2선거구, 당시 무소속) 후보가 각각 당선했다.
한편 송도근 사천시장은 ‘시민이 먼저’라는 시정구호를 내세우며 민선6기를 출범했다.

항공산업에 날개 달다

정부의 2010년 1월 제1차 항공정책기본계획 발표 이후 사천의 항공산업이 크게 성장할 것이란 기대는 점차 수그러들었다. 그러던 중 2014년 말, 희소식이 한꺼번에 쏟아졌다. 무엇보다 정부가 항공국가산업단지 조성을 확정 발표했다는 점인데, 이로써 사천의 항공산업 발전에 날개를 달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항공산단은 신청에 비해 조성면적이 크게 줄었고, 위치도 달라졌다. 사천 용현면 일대 25만 평에 진주 정촌면 일대 25만 평을 더해 50만 평 규모다. LH가 사업시행을 맡는다.

이와 더불어 항공MRO도 큰 화두로 떠올랐다. MRO의 경우 청주가 한 발 앞서 추진하고 있었으나 최근 변화를 맞았다. 홍준표 경남지사-송도근 사천시장-하성용 KAI사장은 12월 23일 ‘사천에서 MRO사업을 진행한다’는 내용으로 양해각서를 체결했고, 올해 1월부터 실무위원회를 구성해 항공정비 클러스터 추진에 필요한 용지 제공, 외자 유치 등을 논의한다.

앞서 8월엔 산업통상자원부가 사천항공산업특화단지를 지정해 각종 지원을 약속했고, 지난달엔 시가 종포일반산단 기공식을 가지며 항공산업 성장의 꿈을 부풀게 했다.

농악 ‘위대한 유산’

올해 사천의 문화·예술 분야에서 가장 큰 ‘경사’를 꼽으라면 대한민국 농악이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 된 것이 아닐까. 농악이 오랫동안 한국인의 삶에 뿌리 내려온 민족예술이기에 사천뿐 아니라 온 나라의 영광이겠지만, 남양동에 전수관을 둔 진주삼천포농악이 우리나라 농악 중 가장 먼저 국가지정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됐고 이로 인해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 목록에도 첫 번째로 언급된 것을 생각하면 ‘각별한 감동’을 가져도 될 듯하다.

농악이 인류의 ‘유산’이 된 것은 지난 11월 27일 프랑스 파리에서 있었던 ‘제9차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보호를 위한 정부간위원회’에서 등재가 최종 확정 되면서다.

이로써 농악은 무형유산 보호를 위한 유네스코의 지원을 받게 되는데, 국제적 경험 교환, 관련 연구, 전문가, 필요한 인력에 대한 훈련 등이 포함된다. 이는 지역사회를 포함한 공동체가 농악을 우리의 문화유산으로 먼저 인식해야 하며, 우리 스스로 농악을 보호‧증진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무언의 압력을 깔고 있음이다. 앞으로 우리의 노력을 촉구하는 셈이다.

경계를 경계함

올해는 유난히 사천시와 인접 지자체 사이 경계지점에서 진행되는 대형사업으로 갈등을 겪었다. 그 중심에 있는 것은 진주시가 추진하는 진주금형(뿌리)산업단지다. 진주시는 뿌리산업의 6개 업종 중 환경오염 가능성이 큰 주조, 용접, 표면처리 업종은 지구단위 계획으로 불허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지만 사천시민들은 이를 믿기 힘들다는 반응이다. 그럼에도 진주시는 경남도에 뿌리산단 사업신청서를 제출한 상태다.

정동면과 고성 상리면 사이에 대규모 채석단지가 추진된다는 소식도 지역민들을 놀라게 했다. 사업주인 고성아스콘 측은 “기술이 발달해 과거처럼 오염이 없을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인근 주민들은 가곡저수지와 사천강 오염, 생활환경 피해 등을 제기하며 사업 취소를 촉구했다. 지금은 사업이 답보 상태.

고성군 하이면에 신설되는 200만kw급 석탄화력발전소를 두고 사천시민대책위가 발족해 대응에 나섰다. 대책위는 환경피해 대책과 보상, 발전소 명칭 등을 두고 발전소 측과 대립하고 있다.

웃음 뒤에 설움 있다

늘 웃을 일만 있다면 얼마나 좋으랴. 그러나 세상사가 그렇지 않은 법. 누군가의 웃음에 가린 설운 눈물도 있나니. 2014년 사천에선 유독 그런 일이 많았다.

항공국가산단 확정으로 환호성 터질 때 축동면민들은 짙은 상실감에 땅을 쳤다. 이들은 “그린벨트에 40여 년, 기업도시로 10년, 다시 항공국가산단으로 5년을 허송세월 보냈다”며 국가산단에서 축동지역이 빠진 걸 두고 울분을 토했다.

서포면민들은 노인종합복지타운 조성사업이 더디게 진행되는 데다 입지 변경까지 검토된다는 소식에 적잖은 실망감과 분노를 드러냈다. 특히 11월 28일 열린 시민대토론회에는 면민들이 대거 참가해 노인종합복지타운 조성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향촌동민들은 올해도 악취에 시달렸다. 예전엔 발전소 분진과 쓰레기매립장 악취 정도가 문제였는데, 지난해부턴 향촌삽재농공단지에서 말썽을 일으켰다. 시설기준에 맞지 않은 업체가 입주했던 것이 문제였는데, 이들 기업이 나가면서 문제는 해결될 듯 보였다. 하지만 올해 하반기엔 사료공장에서 문제를 일으키면서 주민들은 아예 창문을 닫고 살아야 했다. 향촌동 일대를 악취중점관리지역으로 지정해달란 요구도 한 상태다.
 

저작권자 © 뉴스사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