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승면 사천경찰서장.
새해 첫날 창선-삼천포연륙교에는 갑작스레 닥친 한파와 세찬 바람에 아랑곳하지 않고 1만 5천여 명의 시민들이 이른 새벽부터 해돋이를 보기 위해 나왔다.

해가 솟아오르기까지 오랫동안 추위에 떨면서 기다리던 시민들의 마음속에는 과연 어떤 소망들이 자리하고 있었을까. 다들 곧 떠오를 해를 기다리며 붉은 해에 저마다 한 해의 소망을 담아 높이 띄워보고 싶었으리라. 나라 경제가 다 어렵다고 하니 시민들의 마음에는 아마도 ‘넉넉한 살림’에 대한 기대가 가장 많았겠지만 ‘건강’과 ‘행복’ 그리고 ‘안전’에 대한 바람도 자리하고 있었을 터이다. 시민의 꿈은 곧 경찰의 꿈이다.

지난 해 우리 사회는 여러 사건 사고를 겪으며 ‘안전’보다 소중한 가치가 없다는 값비싼 교훈을 얻었다. 안전은 일상에서 개인이 꿈을 이루기 위한 기초가 되고, 살기 좋은 마을이나 행복한 도시를 만들기 위한 전제가 된다. 또한 질서는 서로의 안전을 보장하는 시민의 약속으로, ‘타인에 대한 배려’와 같은 말이다. 안전을 위한 상호간의 약속을 지키지 않는 데서 무질서와 불안이 시작된다.

타인의 불편을 아랑곳하지 않고 차량을 보도 위에 주차하는 데서 질서와 안전이 함께 무너지며, 신호를 지키지 않는 차량에 의해 보행자의 안전이 위협받는다. 누구도 특권을 누릴 수 없는 세상이고 자신의 편익을 위해 타인의 희생을 강요할 수 없다. 타인의 편익과 안전도 자신의 것과 똑같이 소중함을 인정해야 한다. 질서란 바로 그런 의미이고, 위협받고 흔들리는 질서를 굳게 지켜나가는 것이 경찰 본연의 임무이다.

이제 다시『목민심서』를 꺼내 읽으며 공직자로서의 자세를 가다듬어본다. 다산 선생은 이 책에서 공직자가 지켜야 할 마음가짐과 행동에 대해 언제나 명확한 준칙을 제시한다.

“백성이 목민관을 위해 있는 것이 아니라, 목민관이 백성을 위해 있는 것이다.”

“벼슬살이의 요체는 두려워할 외(畏) 한 자뿐이다. 언제나 의(義)를 두려워하고 법을 두려워하며 백성을 두려워하는 마음을 간직하면 가히 허물을 적게 할 수 있을 것이다”

“벼슬살이함에는 석 자의 오묘한 비결이 있으니, 첫째는 맑음이요, 둘째는 삼가는 것이요, 셋째는 부지런함이다”

새길수록 절실한 말씀들이다. 공직사회의 일원인 경찰도 다산 선생이 제시한 그 길을 가야할 뿐이다. 시민을 두려워하는 마음으로 삼가고 부지런히 일해야 함은 경찰이라고 해서 여느 공직자와 다르지 않다. 새해 사천경찰이 시민의 뜻을 받드는 길은 범죄와 무질서로부터 시민의 안전을 잘 지키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시민의 지지를 얻는 길이며, 시민의 세금으로 움직이는 경찰의 존재이유임을 잘 알기 때문이다. 아이에서 노인까지 누구나 밤거리와 골목길, 새벽길을 마음 놓고 다닐 수 있도록 올 한 해 사천경찰은 구석구석 부지런히 살피고 시민의 부름에 가장 먼저 달려갈 것이며, 늘 겸손하게 시민의 소리를 경청하면서 시민이 원하는 안전한 생활공간을 확보하겠다는 약속을 드린다.
 

저작권자 © 뉴스사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