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도근 사천시장이 취임 7개월을 넘겼다. 지난해 보낸 6개월이 사천시정 파악에 힘 쏟았던 시간이라면 2015년 새해부터는 자신의 비전과 전략을 보여주고 이를 실천할 때다.

송 시장은 마침 1월 20일부터 30일까지 읍면동을 순방하며 시민들을 만났다. 이 자리에서 임기 동안 굵게 가져갈 정책기조와 세부전략을 밝혔고, 올해 역점을 둘 정책을 시민들에게 알렸다.

그러나 한 가지 뜻밖의 상황을 만들어 언론은 물론 시민들까지 놀라게 했다. 28일 예정됐던 축동면 방문을 하루 전날 갑자기 무기 연기해버린 것이다. 휴대폰 메시지를 통해 연기 통보를 받은 축동면민들은 무슨 일인가 의아해 했다. 그 중 일부 축동면민들은 분통을 터뜨렸다. 송 시장 방문에 맞춰 집회를 열고 자신들의 주장을 펼칠 예정이었으나 방문 연기로 김이 샜기 때문이다. 나아가 송 시장이 집회개최 소식에 일부러 피했다고 판단, “우리를 무시했다”며 비판 목소리를 높였던 것이다.

이날 축동면민들이 집회를 통해 주장하려 했던 건 송 시장의 사과와 항공국가산단 재지정(축동지역 포함) 촉구였다. 일부 주민은 ‘시장 퇴진’을 주장한 현수막을 들기도 했다. 송 시장으로선 유쾌할 수가 없는 내용이었다. 국가산단 재지정은 사천시 의지만으로 이룰 수 있는 일도 아니어서 억지주장을 편다고 여길 수도 있었겠다.

그렇다고 주민들과 만나는 소중한 시간을 일방적으로 연기한 일, 과연 어떻게 봐야 할까. 개인적 견해론 송 시장이 대단히 잘못 결정한 일이다. 이와 관련해 사천시는 “주민들 감정이 격해져 자칫 감정 충돌할 소지가 있었다”고 설명했으나 썩 와 닿지 않는다.

읍면동을 돌며 자신의 정책과 소신을 밝히는 것은 송 시장이 누릴 수 있는 권리요, 반면 주민들이 그 자리에 참석해 귀 기울이거나 아니면 행사장 안팎에서 여타 합법적 방법으로 자신의 주장을 펴는 것 또한 그들의 권리다. 부딪힐 건 부딪혀야 하고 견딜 건 견뎌야 한다.

한편으론 송 시장의 스트레스(?)를 이해 못 하는 바 아니다. 항공국가산단 지정에 따른 축동면민들의 반발 말고도, 선거법 위반으로 처벌을 받게 됐다며 일부 옛 선거운동원들이 벌이는 시위, 예산삭감에 노골적 불만을 드러내는 일부 단체, 간간이 부딪히는 사천시의원들과의 갈등이 송 시장의 마음을 짓누를 수 있다.

또 취임 이전부터 진행되던 몇몇 골칫덩이 사업들의 진퇴 여부를 결정하는 일도 만만찮을 터다. 그러나 이럴 때일수록 조바심은 금물이다. 정도를 걸어야 한다. 그것이 더 큰 화를 모면하는 길이다.

송 시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정치는 사람을 행복하게 하는 일”이라며 실천을 다짐했다. 그 다짐이 잘 지켜지기 위해선 ‘내 마음의 여유’가 먼저 생겨야 하지 않을까. 올해가 저물 때쯤 ‘여느 해보단 나은 한 해였노라’ 이런 마음이 시민들 사이에 이심전심 이어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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