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사천 용현과 진주 정촌 일대 각 25만 평씩 50만 평을 이른바 국가산업단지로 개발‧조성하는 방안이 확정됐다. 이로써 국내 최대 항공기 제조사인 KAI와 그 협력업체들에겐 산업부지 확보에 있어 조금이나마 숨통이 트이게 된 셈이다.

이번 항공국가산단 지정 결정으로 항공업체 이상으로 반색인 곳은 진주시다. 사천시가 기존 예정지였던 축동과 향촌이 아닌 용현으로 사업지가 결정되면서 상당한 내홍을 겪는 사이 진주시는 국가산단 지정의 기쁨을 제대로 누리는 모습이다. 사실 그 전까지는 진주를 항공도시라 부르기엔 뭔가 어색하지 않았던가.

이런 분위기에 발맞춰 진주 출신 두 국회의원이 항공산단 미래 전략을 논하는 정책토론회를 지난 10일 마련했다. 이 자리에는 산업계와 학계, 지방자치단체와 정치권이 다양하게 참여해 머리를 맞댔다.

그런데 이날 토론자 발언이나 토론회자료집에는 ‘진주사천 항공산단’이란 말이 곳곳에서 등장했다. 특히 진주시 관계자들은 이 표현을 유독 즐겼다. 이름에 지역색을 더함으로써 지역민들의 이해도 돕고 자존감도 높이겠다는 생각은 인지상정으로 여길 수 있음이다. 문제는 국가산단의 정식 명칭을 진짜 그런 것으로 아는 이가 더러 있다는 점이다. 때론 관계기관에서도 예사로 여기고 이름을 아무렇게나 부르고 있다니, 사천으로선 큰일 날 일이다.

‘항공산업의 메카’는 뭐니 뭐니 해도 사천이다. 항공업계 앵커기업 KAI도 사천에 본사와 공장을 두고 있고, 국내 항공기산업 총 생산의 절반 이상을 사천이 담당한다. 반면 진주는 도내에서 지자체 행정서열이 조금 앞설 뿐 항공산업 관점에선 아직 걸음마 수준이다.

그럼에도 ‘진주’란 이름을 앞세우려 한다면, 이는 지나친 욕심 아닌가. 참고로 홍준표 지사는 1년 전엔 “당연히 사천이 먼저”라고 했다가 지금은 “묻지 마” 하고 답변을 피하고 있다. 예민한 문제에 끼어들지 않겠다는 얘긴데, 향후 국가산단 이름을 놓고 사천과 진주가 입씨름 꽤나 벌이리란 예상이 그래서 나온다.

누구에게든 이름은 대단히 중요하다. 이름은 누군가의 정체성을 가장 잘 드러낼 수 있다. 그런 점에서 본다면 사천을 중심으로 한 항공국가산단도 격에 알맞은 이름을 찾아야 할 것이다. 사천시는 물론 지역사회가 함께 관심을 가져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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