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정산 파문 이후 증세와 복지로 온 나라가 시끄럽다. 만만한 게 홍어 머시기라고 월급쟁이들의 투명지갑을 노린 정부•여당과 민주당의 야합이 뽀록나자 ‘네 탓이오’ 외치며 위선을 떨어대더니 벽두부터 복지, 증세 운운하며 목에 핏대를 세운다고 난리다.

나도 연말정산을 마쳤다. 어머니 돋보기, 내 안경 맞춘 것까지 영수증을 끊어다 제출했는데도, 60만 원을 더 내어야 한다면서 행정실 누님-친구의 누나다-이 나보다 더 안타까워하신다.

사실 나는 내가 세금을 60만 원 더 내는 것에 별 감흥이 없다. 우리 사회의 복지를 위해서 조금 더 낼 용의도 있다면 위선으로 들릴라나? 비정규직 노동자와 청년실업자, 88만 원 세대에게는 배부른 자의 여유로 비칠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내가 그분들보다 수입에 여유가 있으니 더 내는 것에 대해 그것이 정당하고 필요한 것이라면 크게 불만은 없다. 담배값을 올려 모자라는 세수를 벌충하려는 꼼수도 애초에 담배란 것을 피워본 적이 없는 나와는 관계없는 일이다. 세수가 부족하다면서도 부자들 금고를 꽁꽁 싸두고 부득불 얄팍한 국민의 지갑을 탈탈 털어내려는 속내도 이미 말이 많으니 그냥 두자.

그런데 왜 하필 현 정부 들어서 세수가 모자라는가? 난 그게 궁금하다. 민주당 정권 10년도 아니고 왜 하필 지금의 시점에 세수가 모자라는가? 자원외교에 수조원을 투자하여 날려먹은 것은 현 정부가 아니지 않은가? 올해는 그냥 올해 세금을 거두면 되는데 왜 세수가 모자라는가?
세리들의 금과옥조가 생각난다.
소득 있는 곳에 세금 있다!
노동자의 절반 가까이를 비정규직에 묶어 놓고, 절반의 임금으로 비정규직 노동자를 착취한 지 15년이 넘었다. 지금도 구조조정이랍시고 노동자들을 길거리로 내몰고 있다. 그러면서 무슨 세수 타령인가? 수많은 청년 실업자들을 시급 6천원도 안 되는 알바생으로 몰아 세워 놓고 세수는 무슨 세수. 멀쩡한 정규직 노동자를 더욱 쉽게 비정규직화 하려 들면서 세수 없다고 말하는 것은 참 어이상실이다.

비정규직 노동자을 양산하고, 서른이 넘은 청년들을 시급 노동자로 만들어 노동의욕 자체를 없애버리는 사회에서 세수가 줄면 줄었지 늘 수가 없지 않은가? 소득을 줄여 놓고 세수 모자란다며 생난리들이다.

최저임금을 현실화시켜 시급노동자의 생활을 안정시켜라. 비정규직 요건을 강화하여 정규직 노동자를 늘려라. 법원 판결을 무시한 채 절반의 임금으로 비정규직 노동자를 부려 먹고 있는 현대자동차에 지금 당장 철퇴를 가하라.

소득 있는 곳에 세금 있다. 아니 소득이 있어야 세금을 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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