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상한 경상대 행정학과 교수.
“마... 마이 무웃따 아이가, 고마 해라.” 이 말은 2001년 최고 흥행 기록을 세웠던 영화 ‘친구’의 마지막 장면에서 장동건이 죽어 가면서 하는 경상도 사투리이다.

새삼 이 대사가 떠오르는 것은 홍준표 경남 도지사의 행보가 도민들의 민심을 들끓게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도민들이 말을 하지 않아서 그렇지 홍 지사의 행보가 도를 지나치고 있다.

홍 지사는 많은 도민들이 반대했던 진주의료원 폐업과 무상급식 중단을 밀어붙였다. 홍 지사와 같은 당인 김문수 경기도 전 지사와 남경필 현 지사는 진주의료원 폐업과 무상급식 중단은 잘못된 것이라고 비판을 하고 있다.

제주도교육청은 무상급식에 이어 무상수학여행도 계획하고 있다. 무상급식은 이제 전국에서 의무급식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경남을 제외한 16개 시‧도는 의무교육에 이어 의무급식의 ‘의무복지시대’로 전환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와중에 홍 지사는 미국 공무 방문 중 부부가 골프를 즐겼다고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의무급식을 하지 않겠다고 하여 시장직을 내어놓아야 했다.  오 전 시장의 입장에서 보면 통탄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자신은 의무급식 하나만으로 시장 자리를 그만두었는데 홍 지사는 자신 보다 많은 문제로 도민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들어도 승승장구하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홍 지사는 박종훈 경남교육감이 의무급식 개선에 대해 대화를 제안해도 거부하였다. 오죽했으면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의무급식 해법을 찾아보려고 홍 지사를 찾아갔을까? 그러나 30여분 만에 끝난 회동 이후, 문 대표는 “벽보고 얘기하는 것 같았다”는 말만 남기고 떠났다. 홍 지사의 이런 자세는 그의 국회의원과 여당 대표 시절을 떠올리면 예견된 것이었다. 친이니 친박이니 하는 어느 계파에 속하지도 않는 독불장군, 돈키호테, 불도저 등의 말이 그에게 따라 붙는다. 남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 정치인이니 도민들의 성난 민심은 안중에도 없다. 돈키호테이고 보니 당당하게 내 길만 가면 그만이다.

홍 지사는 경남도정 슬로건으로 ‘당당한 경남시대’를 내세웠다. 취임사에서는 ‘서민들이 행복한 정의로운 사회’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노인과 서민을 위한 진주의료원 폐업과 서민 자녀들의 밥을 빼앗아 가는 의무급식 중단은 홍 지사의 돈키호테식 가치관으로 보면 당당하고 정의롭다.

그러나 이만하면 돈키호테조차도 “마이 무웃따 아이가, 고마 해라”는 “고마 해라, 칵 쎄리 디비뿐다”로 민심이 변하고 있음을 직감할 것이다.

그래서 돈키호테도 말한다. ‘마, 고마 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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