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21일 경남도의회 이름으로 중재안이 발표되었다. 경남도의회를 채우고 있는 도의원들이 새누리당 일색이니 경남도의회 중재안이라고 해도 크게 어색하지 않다. 그래도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새누리당 소속 도의원들의 중재안이다.

사실 이 중재안이 나왔을 때 뜬금없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곰곰이 따져보니 그게 아니다. 어쩌면 철저히 계산된 발표인지도 모르겠다. ‘성완종 메모’사건이 터진 후 검찰의 칼끝이 홍준표 도지사를 겨냥하고 있는 상황에서 도지사와 깨춤을 췄던 새누리당 의원들도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이다.

한 정치인이 부린 몽니에 나서서 부채질했던 그들이 아니던가? 6년 동안 잘 진행되어왔던 무상급식이 한 순간에 중단되었다. 이에 쐐기를 박기위해 서민자녀지원조례를 만들어 22만 경남의 아이들을 둔 학부모들의 평화로운 일상을 빼앗았던 그들이 아니던가? 그들이 이제 와서 선심 쓰듯 중재안을 내 놓을 자격이 있는지 묻고 싶다. 아무리 표를 먹고 사는 정치인이라지만 그들의 갈지자 행보를 보니 참 씁쓸하다.

중재안이 처음 발표되었을 때, 처음엔 ‘도대체 이게 무슨 말이지?’하며 한참을 생각했다. 그럼 그렇지. 참 나쁜 중재안이었다. 급식 대상을 70%니, 50%니 숫자놀음을 했을 뿐 딱 잘라 ‘차별급식’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더욱이 중재안 내용 중 특이사항으로 학생 수 100명 이하의 학교는 우선 지원대상으로 나와 있다. 이 무슨 의미인가? 그 동안 급식 지키기에 누구보다 열심히 나섰던 소규모학교의 학부모들에게 당근을 주면서 학부모들 사이에 틈을 만들려는 의도이다. 늘 그런 식이다.

누가 그랬다. 요즘 한창 유행하는 말로 100% 아니면 ‘도찐개찐’라고….

무상급식 중단에 대한 학부모들의 저항은 예상보다 컸고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스스로도 진담 반 농담 반으로 말한다. “내가 피켓을 들고, 집회를 하고 기자회견장에 서 있을 줄 몰랐다.”, “급식사태를 겪으면서 세상공부를 제대로 하고 있는 느낌이다.” 사실이다. 애써 세상에 관심을 두지 않고 자기 아이만 바라보고 살아왔던 학부모들이 신문을 펼쳐 급식 소식을 찾아 읽고 포털에 들어가 기사를 검색하여 이웃들과 공유하고 있다. 이제는 선거일에 내 한 표 잘 찍어보겠다고 오는 선거를 기다리고 있는 학부모도 보았다. 대단한 변화이다.

급식 사태가 일어난 지 6개월이 되었다. 결론이 어떻게 날지 궁금하다. ‘와 경남만?’,‘와 밥을?’에서 시작한 급식사태는 ‘원래대로..’를 끝으로 하루속히 정리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 정동초교 학부모 박남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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