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천·노산초, 서포중 마사토 교체...“정기 점검 매뉴얼 만들어야”

▲ 납 검출 최고 수치를 보인 서포중학교 인조잔디 운동장은 현재 전면 폐쇄 상태다 .
사천의 4개 학교(사천·노산초등학교, 서포중학교, 용남고등학교)의 인조잔디 구장에서 허용 기준치를 훨씬 넘는 유해물질이 검출 된 가운데(관련기사 본지 78호 6면), 지난 22일 이들 학교 중 초과 수치가 기준치의 70배에 달했던 서포중학교(교장 김경렬)를 찾았다.

2009년 4월에 준공식을 했던 서포중학교의 인조잔디 운동장에는 푸른빛도 뛰어노는 아이들도 사라진 모습이었다. 올해 발령을 받아 온 김경렬 교장은 “유해성 여부가 공식적으로 알려진 이후 학생들은 물론 지역민들에게도 양해를 구해 운동장 사용을 금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천·노산초등학교와 용남고등학교는 학사 일정 상 진행해야 하는 행사들과 교과 활동으로 아직 운동장을 전면 폐쇄하지는 않고 있으나 이들의 속사정도 타들어가기는 마찬가지. 사천초등학교의 경우 2008년, 노산초등학교 2008년, 용남고등학교 2008년에 각각 잔디구장을 깔았고 당시 대부분 5~6억 원에 달하는 예산을 들인 바 있다.

인조 잔디 내구연한이 7~8년인 것에 따르면 이들 학교들의 운동장이 개·보수 또는 교체시기를 맞은 셈이지만 그 동안 인체에 유해한 물질이 고스란히 아이들 건강을 위협하고 있었다는 아픈 사실도 피할 수 없다. 그렇다면 왜 잔디구장의 ‘건강 상태’는 7, 8년이 되도록 방치 돼 있었을까.

이에 대해 도내 학교의 인조잔디운동장을 담당하고 있는 경남도교육청 체육인성과 박철우 체육교육담당은 “사실 유해성 검사나 점검에 대한 일정한 매뉴얼이 없는 실정이기 때문에 일선 학교들에 책임을 물을 수 없다. 이번 검사 보고서의 대상이 인조잔디에 대한 한국산업표준(KS M 3888-1)이 제정된 2010년 11월 이전에 준공 된 학교 운동장이기 때문에 공사 당시 납품을 했던 시공사들도 지금과 같은 기준치는 없었던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박 씨는 “앞으로 인조잔디구장을 개·보수 하거나 다시 시공을 하게 되면 충전재와 트랙에 쓰이는 우레탄 등 모든 상품에 대해 과학적 데이터로 결정된 기준치를 벗어나면 납품 자체가 불가능하다”며 그러나 “암 유발 물질 등 유해성 검출이 된 이후 인조잔디에 대한 정서적 반감이 깊어진 것 같다. 도교육청에서는 인체 유해성분이 확인 된 도내 20개 학교의 인조잔디는 전면 마사토로 교체하거나 천연잔디를 심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천의 사천·노산초, 서포중학교는 이번 여름방학을 이용해 인조잔디를 걷어내고 마사토로를 깔기로 했다. 다만 용남고등학교는 축구 교기가 있는 용남중학교와 함께 운동장을 쓰고 있어 인조잔디를 개·보수 할 것인지, 천연잔디를 깔 것인지 여부에 대해 지난 22일부터 학부모들과 지역민들의 의견을 수렴중이다.

김경렬 교장은 “마사토에도 등급이 있는 것으로 안다. 가장 좋은 것으로 해야 먼지가 안 나고 아이들에게도 해롭지 않다”며 “혹 앞으로 또 인조잔디를 하게 된다면 도교육청에서 일괄적으로 도내 학교들 인조잔디구장에 대한 점검을 정기적으로 진행해 달라고 건의해 볼 생각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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