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노자'에서 읽는 시민운동의 필요성
상태바
[기고]'노자'에서 읽는 시민운동의 필요성
  • 최인태
  • 승인 2015.06.18 16:26
  • 댓글 4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신영복 선생의 '담론'을 읽고

▲ 담론 / 신영복 지음 / 출판사 돌베개
<노자>의 이야기에 이런 말이 있습니다.

첫째, 수선리만물(水善利萬物)입니다. 물은 만물을 이롭게 하기 때문입니다. 물이 곧 생명입니다.

둘째, 부쟁(不爭)입니다. 물은 다투지 않습니다. 유수부쟁(流水不爭先) 즉 흐르는 물은 선두를 다투지 않습니다. 뿐만 아니라 산이 가로막으면 돌아가고, 큰 바위를 만나면 몸을 나누어 지나갑니다. 웅덩이를 만나면 다 채우고 난 다음 뒷물을 기다려 앞으로 나아갑니다.

셋째, 처중인지소오(處衆人之所惡)입니다. 모든 사람이 싫어하는 곳이란 낮은 곳으로 흐릅니다. 반드시 낮은 곳으로 흐릅니다.

이 세 가지 이유로 <노자>는 ‘최고의 선은 물과 같다’고 합니다.

이제 우리는 ‘세상의 가장 낮은 곳’이라는 뜻에 대해서 생각해야 합니다.

민초는 먹이사슬의 최말단에 처해 있습니다. 전쟁에 동원되어 죽고, 포로가 되어 노예가 되고, 만리장성의 축조에 동원되고, 고향을 잃고 가족과 헤어져야 했습니다. [노자]의 물은 이처럼 민초의 얼굴입니다.

[노자]에는 도와 물, 그리고 민초가 같은 개념입니다. 더욱 중요한 것은 이처럼 약하고 부드러운 물이 강한 것을 이긴다는 유능제강(柔能制剛)의 메시지를 선포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제왕을 이긴다는 민초의 정치학입니다. 민초에게 희망을 선포하고 있습니다. 물은 궁극적으로 ‘바다’가 됩니다. 바다는 가장 큰 물입니다.

그리고 그 어떠한 것도 대적할 수 없는 압도적 위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 위력은 가장 낮은 곳에서 모든 것을 다 받아들이기 때문에 생깁니다. 그래서 이름이 ‘바다’입니다. 물은 하방연대(下方連帶)의 교훈입니다.
‘연대는 물처럼 낮은 곳과 하는 것’입니다. 잠들지 않는 강물이 되어 바다에 이르는 것입니다. 바다를 만들어 내는 것입니다.

세상에는 강자 보다 약자의 숫자가 많은 법입니다. 강자의 힘이 약자로부터 나오기 때문에 강자가 약자보다 많을 수 없습니다. 약자의 힘은 일차적으로 바로 이 양적 다수(多數)에서 나옵니다. 다수의 힘이라는 것은 그 자체가 정의(正義)이기 때문입니다.

중책(衆責)은 불벌(不罰)이라고 합니다. 모든 사람에게 책임이 있는 것은 벌할 수 없습니다. 모든 사람을 다 처벌해야 하는 법은 법이 아닙니다.

모든 차량이 위반할 수밖에 없는 도로는 잘못된 도로입니다. 그 곳을 지키며 딱지를 끓을 것이 아니라, 도로를 고쳐야 합니다.

다수가 정의라는 사실이 바로 민주주의입니다. 이 처럼 다수는 힘이며, 그 자체가 정의(正義)입니다.

시민 최인태
<노자>는 민초의 정치학입니다.

연대는 전략이 아니라 삶의 철학입니다. 산다는 것은 사람과의 만남입니다.

그리고 사람들과의 만남이 연대입니다. 관계론의 실천적 버전이 연대입니다. [노자]는 민초의 희망이며, 평화의 선포라고 해야 합니다.

잎이 무성한 나무가 강한 비바람에 쓰러지지 않는 것은 뿌리가 튼튼하기 때문입니다. 고전은 이와 같이 이 시대를 살아가는 뿌리입니다.

이제 여러분도 <노자>를 통해 이 시대를 새롭게 바라보면서, 깨어있는 시민들이 행동하는 새로운 시민운동의 길에 대해 함께 머리를 맞대어 봅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블라인드
댓글을 블라인드처리 하시겠습니까?
블라인드 해제
댓글을 블라인드 해제하시겠습니까?
댓글 4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사연 2015-06-23 23:06:31
읽었습니다. 지금에사 그렇지요. 도가도 비상도 명가명 비상명이겠지요.

송주사 2015-06-20 21:54:00
시민이 먼저 라고 하는 사람이 있던데....

아름다움 2015-06-20 21:51:32
사천에 시민운동이라 가능 할까요. 다 죽은 것 아닙니까 ?

하이에나 2015-06-19 16:03:38
어제 저녁을 먹으면서 친한 지인으로부터 "담론"이란 신영복 선생의 책이, 쉬우면서도 진한 감동이었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더구나 선생의 마지막 강의라고 하니 더욱 애착이 가는군요...
"관계론"에 바탕을 둔 실천적 연대라는 의미가 참 가슴에 와 닿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