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하다 이상하다’ 싶더니 역시나 이상한 상황이 발생했다. 사천시가 용현면 신복리에 허가한 개별공장설립의 건이 결국 탈이 나는 모양이다.

와룡산 자락 숲이 울창한 곳에 뜬금없는 공장승인을 할 때부터 이상했다. 난개발을 막기 위해 계획입지를 유도하고, 가능한 국도3호선을 기준으로 공장은 서쪽에 주거지는 동쪽에 두겠다던 원칙에서 한참 빗나간 일이었다. 비록 신청 사업부지가 개발 가능한 계획관리지역이라곤 하나 ‘임목축적이 좋은 산지’라며 재검토하길 당부하는 부서 의견이 있었고 보면, 사천시 의지에 따라선 애써 허가하지 않아도 되었음이다. 물론 분명치는 않다.

그런데 개발행위가 승인된 뒤 알고 보니 사업부지로 들어갈 수 있는 길이 없단다. 길은 있으나 너무 좁아 없는 거나 마찬가지란다. 당연히 사업신청자는 승인 받기에 앞서 진입도로 대책을 내놔야 한다. 사천시 관련 부서에서도 이들이 내놓은 진입도로 대책이 타당한지 따지고 부족하면 보완을 요구해야 한다. 대단히 중요한 일이다.

그럼에도 시는 진입도로 확보 여부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사업승인을 내줬다. ‘도로 문제 협약 후 착공’이라는 조건을 달았지만 협약이 끝나도 여전히 문제가 덜 풀렸다. 그새 업체는 ‘얼씨구나’ 온 산 나무를 다 베어버렸다. 최종 사업승인이 난 게 아닌데 이래도 되느냐는 물음에는 ‘그래도 괜찮다’는 사천시의 답이 돌아온다. 협약 마무리까지 착공하지 말라고 했는데, 숲은 이미 민둥산이 돼버렸다. 만일 이 사업이 여기서 그치고 만다면 사라진 숲은 어찌하는가. 이런 상황을 맞고도 ‘그래도 괜찮다’는 게 진정 우리가 가진 법과 제도란 말인가.

용현면 신복리 푸른 숲에 개별공장이 허가 나기까지 매우 서둘렀고, 어설펐고, 이상했단 느낌이다. 도로에 관한 협약을 마무리 한 뒤 사업 추진을 하라는 부서별 검토의견도 반영되지 않았다. 도대체 무엇 때문이었을까? 의문이 끊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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