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상한 경상대 행정학과 교수
지난 5월 20일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확진자가 처음 발생한 이후, 유월 중순경이면 진정 국면에 접어 들 것이라는 보건당국의 낙관적인 기대와 달리 메르스의 끝은 보이지 않는다. 한 조사 기관에 따르면 메르스의 확산이 지난 7년 6개월 동안 한국인의 마음을 가장 크게 요동치게 한 사건으로 나타났다. ‘세월호 슬픔 보다 메르스 두려움이 2배나 더 강했다’라고 한다.

6월 16일 현재 확진자 154명, 사망자 19명, 격리대상자가 5,586명으로 메르스 환자는 늘어만 가고 있다. 확진자 154명 중 병원을 내원한 환자가 71명(46%)으로 가장 많고, 그 다음이 환자 가족이나 가족 이외의 문병 등 방문객이 57명(37%)이며, 의료진 등 병원 관련 종사자가 26명(17%)으로 나타났다. 이로 미루어 보면 메르스 감염은 대부분 병원 내에서 발생하고 있다. 그러나 병원 외에서의 4차 감염 확진자가 5명으로 늘어나면서 이제 메르스의 확산은 전 국민을 불안의 도가니로 몰아넣고 있는 형국이다.

2012년 중동에서 처음 발생한 메르스는 보건당국과 의사들에게도 잘 알려지지 않은 전염병이다. 치료를 담당하는 의사들도 잘 모르는 메르스를 일반 국민들은 더욱 더 모를 수밖에 없다. 메르스에 대한 정확한 정보가 없는 상황에서 보건당국은 메르스 환자가 발생한 병원 이름과 각종 정보를 여러 가지 이유를 들어 공개하지 않다가 뒤 늦게 공개함으로써 메르스 의 확산을 사전에 차단하지 못했다.

경남에서는 메르스 추가 확진자가 아직까지 나타나지 않고 있어, 사천 주민들의 불안 심리는 다른 지역보다 덜 할 수 있다. 그러나 4차 감염 환자가 발생하고 있는 시점에서 보건당국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지방정부는 메르스의 각종 정보를 주민들과 공유하고, 주민-보건소-병원-지방정부-중앙정부와의 긴밀하고 신속한 대응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그런데 유감스럽게도 현재까지 사천시는 메르스 종합대책을 강구하고 있지 못한 것 같다. 시의 홈페이지에서는 메르스에 대한 기본 정보조차도 찾아보기 힘들다. 보건소 홈페이지는 메르스 정보를 일반 공지사항과 동일하게 취급하고 있다. 이러다보니 주민들은 메르스로 의심이 들면 어디로 가야할지도 모르는 실정이다. 타 지역 지방정부는 메르스 질병정보와 감염예방수칙 등을 실시간으로 팝업창을 통해 공유하고 있는데 비하면 사천시는 무대책에 가깝다.

사천시의 목적 중 하나는 주민의 복리에 관한 사무를 처리하는 것이며, 주요 사무에는 감염병과 그 밖의 질병의 예방과 방역도 포함된다. 메르스는 감염병의 일종이다. 세월호를 참사로 몰아갔던 정부의 무능 때문에 슬픔이 더 했었던 국민들은 메르스 확산을 조기에 진정시키지 못했던 정부를 신뢰하지 않는다. 그래서 대통령의 지지도가 하루가 다르게 곤두박질하고 있다. 사천시는 메르스 만큼은 정부의 무능을 배울 이유가 하나도 없다. 주민들이 각자 알아서 해라는 것이 아니라면 사천시는 지금이라도 메르스 종합 대응태세를 갖추어야 한다. 그것이 사천시의 존재이유인 주민의 복리를 위한 길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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