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풀 하고초 축제 이야기

 공기 좋고 물좋고 인심 좋은 '착한 마을' 함양 양천에 가면 착한 사람들, 착한 동네 어르신들을 만날 수 있다. '착한 가격'에 비빔밥과 하고초 전 그리고 걸쭉한 동동주까지 듬뿍 맛볼 수 있다. 비빔밥 한그릇, 동동주 한 '툭배기', 하고초 전 등 각각의 가격이 3천원씩이니 '착한 가격'이 맞다. 소박하지만 예쁜 밥상이 마련되었다.

▲ 모두 합쳐 1만원어치 밥상

 동네 어르신들이 모여 손수 만들어주신 하고초 비빔밥, 하고초 동동주 맛이 일품이다. 음식 가득 인심이 듬뿍 담겨 있어 더욱 맛있게 느껴진다. 보라색 나물이 하고초 꽃 잎이다.

▲ 느티나무 그늘아래 마련된 노천식당

 동네 어귀에 있는 느티나무 아래 노천식당이 마련되어 있다. 동네 사람들 다 모여 앉아도 넉넉할 정도로 품이 아주 큰 느티나무다. 

 하고초 축제가 열리는 경남 함양군 백전면 양천마을은 함양 상림에서 백전 마을 쪽으로 가다보면 만날 수 있다. 하고초는 5월 중순에 피어나 6월 말 여름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무렵에 진다해서 불려지는 이름이다. 어린 시절 무덤 근처에서 쪽쪽 빨아 먹곤 했던 '꿀풀'을 달리 부르는 이름이다. 꽃송이마다 가득 꿀이 담겨있다.

▲ 하고초-꿀풀
▲ 다랭이 논 가득 무리지어 피어난 꿀풀

 작년에 찍은 사진인데 올해는 극심한 가뭄으로 인해 꽃이 듬성 듬성 피어났다. 꿀을 모으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는 꿀벌들의 윙윙거림이 아직도 귓가에 맴돈다. 

▲ 안내문

 "귀한 걸음을 해 주셨는데, 예년에 없는 극심한 가뭄으로 꽃을 제대로 피우지 못해 송구합니다. 내년에는 정성껏 아름다운 꽃을 피워 성원에 보답 드리겠습니다." - 하고초 마을 주민 일동

다랭이 논 곳곳에서 볼 수 있는 안내문이다. 안내문을 보는 순간 다랭이 논 가득 만개한 꽃밭을 보러 하고초 마을을 찾아갔던 기대감에 대한 아쉬움이 봄눈 녹듯 녹아내린다.

▲ 작년에 찍은 사진

 "솔직하면 용서 받을 수 있다!" 자신의 잘못을 솔직히 인정한다는건 참으로 힘든 일이다. 하고초 마을 어르신들은 하늘의 잘못 가뭄으로 인해 하고초 꽃이 듬성 듬성 피어난 것에 대해서 조차 솔직히 잘못을 인정하고 있다. 축제장을 돌아나오면서 거창하게 정치하시는 분들이 하고초 마을 어르신들 찾아뵙고 솔직함을 따라 배우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작년에 찍은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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