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 coin de table(Around Table 1872))

▲ (Un coin de table(Around Table 1872))
앙리 팡탱 라투르(Henri Fantin-Latour 1836-1904)는 사실주의의 대표적 화가 구스타프 쿠르베(Gustave Courbet)의 제자로서 사실주의 화풍을 바탕으로 하고, 인상파 화가들의 스승 에두아르 마네(Édouard Manet)와 함께 생활하면서 익힌 인상주의 화풍의 중간쯤에 위치하고 있는 화가이다. 그는 정물화(靜物 ; Nature Morte – 프, Still Life – 영, Stilleben – 독)를 주로 그린 화가로 알려져 있다.

테이블을 중심으로 오른 쪽 끝에서부터 폴 베를렌(Paul Verlaine), 아르튀르 랭보(Arthur Rimbaud), 엘리지어 보니(Elzéar Bonnier), 레옹 발라드(Léon Valade), 에밀 벨몽(Emile Blémont), 쟝 에카르(Jean Aicard), 어니스트 애브루아(Ernest d'Hervilly), 카미유 쁘레탱(Camille Pelletan)의 8명인데 시인, 평론가, 정치가, 화가 등 다양한 직업 군의 사람들이 테이블 주위에 서 있다. 이 그림은 라투르가 시도한 그룹화(여러 명의 사람이 등장하면서 일련의 주제의식을 가진) 네 개의 연작 중 세 번째 그림이다.

첫 번째는 그가 스승 쿠르베만큼 존경하는 드라크루와(Delacroix)를 위해 그린 드라크루와에게 보내는 경의(Hommage à Delacroix 1864)이며 두 번째는 바티뇰 작업실에서의 모임(Un atelier aux Batignolles 1870)으로서 그의 스승 마네에 대한 헌사였다. 세 번째가 이 그림으로서 당시 파리의 저명인사(개혁적 인물)들을 그렸는데 이들은 샤를 보들레르(Charles Baudelaire)를 위한 모임이었다. 따라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시인이었는데 폴 베를렌, 아르튀르 랭보는 보들레르의 시적 이미지를 확장시키게 된다.

네 번째, 즉 마지막 그룹화는 피아노 주위에서(Autour du piano 1885)인데 카미유 생상(Camille Saint-Saëns)으로 추정되는 인물 주위로 여러 명의 사람들이 둘러 서 있는 그림이다. 생상은 초기에 독일 출신의 대 작곡가 바그너의 지지자였기 때문에 네 번째 그림의 이름은 ‘바그너주의자’로 불리기도 했으나 정작 피아노 위의 악보는 브람스의 것으로 확인되었다. 라투르가 그린 이 네 편의 예술가 그룹의 연작은 당시 파리의 예술적 경향을 알려주는 중요한 지표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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