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천 동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던 향촌농공단지 조성사업이 중단된 지 4년이 넘었다. 사업시행자인 삼호조선의 부도와 파산이 그 원인이었다. 당시 수천 개의 일자리 창출과 수만 명의 인구유입 효과가 있을 것으로 사천시가 기대했던 것에 비춰보면, 다른 업체가 나타나도 한참 전에 나타났어야 할 것 같은데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여기에는 사업구역 내 공유수면 점사용권을 선점하고 있던 업체의 반발이 작용했으나, 더 근본적으론 사업시행자의 준비 부족과 사천시의 안일한 사업검토가 한몫 했음이다.

다행히 최근 사업을 재개하겠다는 업체가 나타났다. 이 업체는 사업부지 매입에 158억 원이란 거금을 쓰겠노라 밝혔다. 조만간 경매 절차가 끝나면 사업 재개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하지만 앞날을 생각해보면 암초도 많다. 이 업체는 엄밀히 말해 땅은 있으되 사업권은 없다. 또 공유수면 점사용권을 가진 업체와 협의점도 찾아야 한다. 이밖에 인근 마을주민들과도 풀어야 할 숙제가 있다. 결국 상당한 비용을 더 써야 할 상황이다.

이런 문제야 업체가 알아서 할 일이다. 그렇다면 사천시는 어떤 역할을 할 것인가?
시는 사업시행자가 공유수면 점사용권을 확보하지 않았음에도 무리하게 사업 승인을 함으로써 이후 논란과 갈등의 빌미를 제공한 책임이 있다. 그리고 사업기간이 이미 종료됐고, 마땅한 다른 사업시행자가 나타나지 않음에도 사업권자를 취소하거나 농공단지 지정 취소를 하지 않은 채 어정쩡한 세월을 보내왔다.

이제 더 이상 망설일 새가 없다. 시는 지금부터라도 향촌농공단지 사업 재개 또는 정상화를 위해 역량을 모아야 한다. 원만한 문제 해결을 위해 협상력을 발휘하고 조정자 역할에 나서야 한다. 공유수면 점사용이 현실적으로 힘들다면 매립 계획을 버리거나 축소할 필요가 있다. 때론 사업계획을 완전히 백지화 하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방안도 모색해야 할 것이다.

향촌농공단지를 고려해 사천시도 도로 개설에 많은 예산을 쏟았다. 사업부지는 속살을 드러낸 채 흉물로 남아 있다. 동지역 주민들의 염원도 한결 같다. 묵은 숙제를 풀 절호의 기회를 놓쳐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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