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카치의 “빌라도 앞에 선 예수(Le Christ devant Pilate 1881)”

▲ 문카치의 빌라도 앞에 선 예수(Le Christ devant Pilate 1881)
예수께서 총독 앞에 섰으매 총독이 물어 이르되 네가 유대인의 왕이냐 예수께서 대답하시되 네 말이 옳도다.(마 27:11)

이 그림은 바로 성경의 이 장면을 옮긴 것이다. 예수의 죄는 스스로 유대의 왕이라고 참칭한 것인데 예수 스스로 그 문제에 대해 어떤 반론도 없다고 되어있다. 그래서 예수의 십자가 처형 시 십자가 위에 I.N.R.I.(라틴어: Iēsus Nazarēnus, Rēx Iūdaeōrum, 영어: Jesus, King of the Jews), 즉 “유대의 왕, 예수”라는 판자를 박아 놓았다.

요즘 말로 한다면 예수의 죄는 정치적으로는 식민지에서 있을 수 있는 반란 수괴 정도이고 여기에 종교적으로는 기존의 유대교 원리주의자들의 음모와 모함이었던 것이다.

예수께서 태어난 곳은 지금의 이스라엘, 당시는 유대왕국으로서 AD 6년 로마의 속주가 된다. 속주란 로마의 총독이 파견된 지역으로 주민 자치권이 보장되지 않는 곳이다. 예수께서 처형될 당시 유대지역은 5대 총독 빌라도가 통치하고 있었다. 예수께서 태어날 당시는 유대의 마지막 왕이었던 헤롯(헤로데)이 이 지역을 통치하고 있었다.

총독 빌라도가 예수의 십자가 처형을 평결한 것은 다분히 정치적인 계산이 깔려 있었는데 예수를 처벌하지 않으면 자신의 임기 중 민란이 발생할 것을 두려워하여 결국 유대인들의 요구를 좇아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사형 언도를 내리게 된다.(마 27:24-25) 그림에서도 빌라도의 어정쩡한 모습이 손 모양으로 표시되어 있는데 성서에는 이를 뒷받침하듯 빌라도는 예수가 무죄임을 알고 있었다고 기록되어 있다. (요 18:38)

이 그림(Le Christ devant Pilate 1881)은 Mihály Munkácsy(미하이 문카치 1844~1900)의 작품이다. 문카치는 헝가리 출신으로 독일 뮌헨 아카데미와 뒤셀도르프 아카데미에서 그림을 공부하였다. 그는 헝가리의 대표적 풍속 및 성서화가로서 파리 만국 박람회를 관람한 뒤로 프랑스 근대 화풍의 영향을 받게 된다. 이를 계기로 1870년 그는 파리 살롱에서 Le Dernier Jour d'un condamné (The Last Day of a Condemned Man: 사형수의 마지막 날)로 금상을 수상하게 된다.

이 그림은 문카치의 예수의 최후에 대한 3부작 중 첫 번째 작품이다. 두 번째 그림은 예수께서 십자가에 매달린 장면을 그린 Golgotha(골고다:1884)가 있고 세 번째는 예수께서 가시 면류관을 쓰고 붉은 색 천을 두른 뒤 대중 앞에 세워진 모습을 그린 Ecce Homo(behold the man : 이 사람을 보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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