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천시외버스터미널이 선인리로 옮겨가면서 시민들이 여러 불편을 호소한다.

굳이 구 터미널 근처에 사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지역에서 수 십 년간 살며 터미널을 이용해온 사람들이라면 어찌 불편하지 않겠는가.

시골에서 버스를 타고 읍내라도 나올 양이면 시외버스터미널은 반드시 거쳐야 할 공간이었다. 시장이든, 병원이든, 관공서든, 목적지가 서로 달라도 집으로 돌아갈 때는 터미널에서 다시 만나야 하니, 자연히 터미널은 만남의 장소이자 약속장소였다. 이렇듯 사람들로 북적이니 자연스레 상권도 발달했다. 좋은 길목을 차지한 가게는 무엇이든 장사도 잘 됐을 것이다.

그런데 터미널 이전으로 이제 많은 것이 낯설게 됐다. 경우에 따라 단지 불편하다는 말로 다하지 못할 공허함도 있겠다. 이들이 얘기하는 것 중 하나는 기존 상권의 공동화다. 예전에 비해 사람이 끓지 않으니 소비력이 주는 것은 당연지사. 그래서 대책을 세워 달라는 목소리가 크다. 또 다른 주장은 버스를 쉽게 타고 내릴 수 있게 승하차장을 늘려 달라는 것이다. 심지어 직행버스 승하차장을 불과 삼사백 미터 간격으로 더 만들어 달란 요구도 들린다.

터미널 측에서도 어려움을 토로하긴 마찬가지다. 터미널은 옮겨갔지만 익숙하지 않다는 이유로, 귀찮다는 이유로 터미널까지 발걸음을 옮기지 않는 시민들이 많고, 이는 터미널 매출 감소로 이어진다는 얘기다. 발권 수수료나 상가 임대료가 터미널의 주 수입원인 점을 감안하면 그런 고충을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음이다. 승하차장이나 간이정류장을 늘려달라는 요구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도 알겠다.

참으로 쉽지 않은 문제다. 그나마 지역민과 터미널 측이 같은 방향을 보는 것이 있으니, 순환버스 도입이다. 읍내 주요 요지를 거치면서 구 터미널과 신 터미널을 오가는 순환버스가 있다면 버스 이용객이나 터미널 측이나 불편과 불만을 줄일 수 있단 얘기다. 예산이 수반될 문제임에도 사천시가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니 다행이다. 이번 시도가 시내버스노선체계 개편으로 이어져 지역사회에 확산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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