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의 여왕이자 가정의 달인 5월이다. 5월에는 어린이날(5일)과 어버이날(8일), 입양의 날(11일), 부부의 날(21일) 등 기념일들이 잇따른다. 5월을 가정의 달로 정해 놓은 것은 가정이 얼마나 소중한 울타리인지를 새삼 돌아보게 한다. 이는 반대로 가정의 달을 정해 돌아봐야 할 만큼 우리네 가정이 위기에 처해 있다는 뜻으로도 풀이된다.

사천에서도 이런저런 이유로 흔들리는 가정이 늘고 있다. 울타리가 되어야할 가족이지만 최근에는 가정폭력사건이 크게 늘어 우리를 안타깝게 한다. 사천경찰서가 가정폭력사건으로 처리한 사건은 2013년 277건, 2014년 323건, 2015년 341건으로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올해만 해도 142건이 지역에 충격을 주고 있다. 사천YWCA건강가정상담소의 가정폭력 상담 역시 2010년 49건에서 2015년 680건으로 수년 사이 14배 가까이 증가했다.

가정폭력은 우리 주변에서 아동학대, 배우자간 폭력, 노인학대 등으로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 가정폭력의 가장 심각한 문제는 ‘폭력은 대물림 된다’는 점이다. 가정폭력 가해자 80%는 어릴적 본인이 가정폭력 피해를 경험했다는 통계가 있다. 1년 전 사천에서도 어머니와 자식들이 모의해 남편이자 아버지인 60대 남성을 살해하려다 미수에 그친 사건이 발생한 바 있다. 그들은 과거 가장의 폭력으로 고통 받던 피해자들이기도 했다.

가정은 사회의 근간이고, 가정의 해체 문제는 사회가 떠안아할 과제다. 가정폭력피해자 긴급피난처 확대, 위기가정 상담, 부부교육 프로그램 강화 등 건강한 가정을 지키기 위한 제도적 장치와 지자체의 관심이 필요하다. 우리 역시 남의 가정사가 아닌 지역의 일로 관심을 갖고 지켜봐야 한다.

각각의 기념일에 열리는 행사도 의미가 있겠지만, 우리 스스로 건강한 가족, 가정의 의미를 새겨보는 가정의 달이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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