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식의 교육이야기

교육의 방법과 방향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있다. 교육에 종사하는 사람으로서 이 다양한 방법을 언제나 배우고 익혀야 할 책무가 있지만 개인적으로 게으르고 또 무지해서 그 책무를 다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특정의 주제를 놓고 대화와 토론을 통해 지식을 습득한다는 것은 매우 효과적인 방법이고 동시에 이상적인 결론이 도출될 가능성이 많다. 뿐만 아니라 논리적인 훈련을 통해 습득되는 지식은 단순히 암기만으로 획득된 지식과는 그 다양성과 범위가 다르다는 것을 우리는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최근 하브루타, 거꾸로 수업, 배움 중심 수업 등에서 이러한 배움의 방식을 매우 가치 있게 생각하고 그것을 전파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교육의 방법에는 반드시 선결되어야 할 조건들이 있다. 여러 가지 선결요건이 있을 수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학생들의 배움에 대한 욕구와 의지, 교사의 열정, 그리고 우리의 문화적 환경적 요건 등이다. 이러한 여건은 일반적인 여건 보다는 상대적으로 매우 심한 편차를 가지는 특성이 있다. 하지만 교육 전문가들이 새롭게 내 놓은, 또는 소개하는 교육방법에 이러한 선결 조건은 계산에 넣지 않는 경우를 자주 보게 된다.

예를 들면 특정 교육방법이 어떤 나라에서는 노벨상을 만드는 교육이라고 해도 그것이 이 땅에서는 노벨상은 고사하고 오히려 현실부적응의 교육이될 수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 만큼 교육은 역사와 환경, 문화와 풍토에 의해 달라지고 더욱이 그 교육활동을 실천하는 당사자들에 의해 결과는 매우 큰 차이로 나타날 수 있다.

무엇이 문제인가?아무리 멋진 이론과 방법이라 하더라도 그 이론과 방법의 실천에 교육정책을 주도하는 사람들의 불편한 의도가 개입되는 것이 문제다. 새로운 교육 방법을 실행하는 사람들의 욕망, 이를테면 자신의 방법이 최고라는 생각이나 다른 이론을 폄하하는 생각, 그리고 그 이론을 통해 무엇인가 개인적 이익을 얻으려는 순간 그 교육적 방법은 많은 방법들이 그러했던 것처럼 시시한 유행가 가사의 한 줄이 되고 말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어쩌면 방법이 아니라 어떠한 방법이라도 실천과 그 실천의 당사자이다. 아무리 좋지 못한 교육적 방법으로 아이들을 교육하더라도 아이들에 대한 진심을 담은 교사와 그 진심을 이해하는 아이들만 있다면 그 자체로 이미 위대한 교육 방법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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