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사천시 출범을 기념하는 제21회 사천시민의 날 아침에 놀라운 소식이 날아들었다. 여상규 국회의원이 탄 차량이 빗길에 미끄러져 큰 사고가 났다는 얘기였다. 이 사고로 여 의원이 신체 일부를 다치고, 차를 몰았던 운전자는 목숨을 잃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안타까움에 발을 구르는 이가 적지 않았다.

한편으론 ‘어떡하다 이런 큰 사고가 났을까’ 하고 궁금해 하는 이도 많았을 것이다. 경찰은 일단 운전자의 부주의에 무게를 뒀다. 빗길을 너무 빨리 달렸을 것이란 추측도 나온다. 나란히 달리던 다른 차의 갑작스런 끼어들기로 변을 당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심지어 국도3호선 확포장 공사 당시 누군가의 알력으로 도로선형이 더욱 굽게 됐다는 이른바 ‘옛날이야기’도 다시 살아나는 분위기다.

어쨌든 사고 경위가 분명히 드러나 비슷한 사고가 또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되길 빈다.

그럼에도 이번 기회에 한 가지 꼭 짚어야 할 문제가 있다. 우리 사회가 얼마나 안전한지 점검하는 일이다. 특히 오늘날이 자동차를 떼어 놓고 생각하기 힘든 사회인만큼 교통안전시설에 부족함이 없는 지 살피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CCTV를 달고, 교통표지판을 세우고, 과속방지턱을 만드는 따위의 일은 어쩌면 부차적이다. 이보다 훨씬 더 중요한 건 도로 자체의 완성도. 이는 도로를 닦을 때부터 충분히 고려해야 할 문제로서 굴곡을 줄이고, 도로 폭을 일정 간격 유지하며, 가능한 경사가 덜하게 도로를 내는 것이 기본이다.

너무나 당연한 얘기지만 이를 소홀히 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 모양이다. 그 중에서 대표적인 경우가 물 빠짐이 안 되는 도로를 만드는 것이다. 비만 내렸다 하면 도로 한가운데 또는 도로 갓길에 물웅덩이를 만들어버리는 도로가 사천시 관내 한두 곳이 아니다.

이번에 사고가 일어난 곳 주변도 마찬가지다. 국도가 이럴 바에야 지방도와 시도 등은 어떻겠는가. 그 위험성에 관해서도 굳이 더 말할 나위 없다. 광범위한 점검과 개선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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