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천시가 또 인재육성 카드를 만지작거리는 모양이다. ‘2016 인문계고교 지역인재 교육프로그램 운영(안)’을 만들어 교육계와 의회 설득에 나선 것이다.

내용인 즉, 사천 관내 6개 인문고교 성적 우수 학생 상위 5~10%를 대상으로 유명 사설학원 강사를 초빙해 입시 교육과 컨설팅을 진행하겠단다. 그것도 권역별 거점학교를 정해서 하겠다니 혀를 찰 노릇이다. 1년에 한두 번 하는 특강이라면 모를까 주말마다 하겠다니, 이는 학교를 학원 강사들에게 아예 내어주는 꼴 아닌가.

사천시는 이전에도 우수인재를 육성한다는 이유를 들어 이와 비슷한 사업을 시도한 바 있다. 10여 년 전 우수고 육성 논란이 있었고, 송도근 시장이 취임하면서는 ‘인재학숙’ 건립 계획으로 다시 한 번 논란에 불을 지폈다.

이들 사업의 공통점은 상당한 예산을 성적 상위 우수학생들에게 쓴다는 점이다. 그 과정에 공교육 주체가 아닌 사설학원을 끌어들인다는 점은 갈수록 도드라지는 특징이다. 여기에는 늘 ‘인재육성’이란 꼬리표가 따른다. 사천시 지원으로 성장한 인재가 언젠가는 지역사회에 이익을 가져다줄 것이란 기대가 깔려 있는 것이다.

과연 그럴까. 예로부터 ‘굽은 소나무가 선산을 지킨다’는 말이 있고 보면, 그리고 갈수록 학연‧지연이 옅어지고 개인주의적 성향이 강해지는 것이 사회적 현상이고 보면, 또한 산업화 도시화 속에 이제는 고향이란 의미도 예전 같지 않은 것이 현실이고 보면, 그들이 다 자란 ‘연어’가 되어 고향산천에 돌아오길 바라는 건 헛된 욕심일지 모른다.

오늘날 교육은 곧 경쟁력이다. 가정형편이 나으면 좋은 교육을 받고 뛰어난 경쟁력을 갖출 가능성 또한 크다. 이런 마당에 왜 지자체까지 나서 그들을 위한 경쟁력 높여주기에 열을 올려야 하나. 오히려 반대로 움직여야 하는 것은 아닌가. 사천시는 이미 100억 원 규모의 인재육성장학기금을 만들어 성적 우수자들에게 베풀고 있음을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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