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식의 교육 이야기

[뉴스사천=김준식 곤양고 교사] 2016년 지금, 교육의 본질은 형해화(形骸化)된지 오래고 오로지 대학 입시를 통과하는 것이 현재 초, 중, 고 12년의 교육목표가 되어버렸다. 대학입시가 끝나고 나면 전국의 고등학교 정문에 나부끼는 현수막의 대학입시성적이 이 나라 교육현실의 단면이다. 이 나라의 모든 공교육은 그 현수막의 내용에 헌신하고 있다. 부끄럽지만 사실이다.

또 하나의 문제는 지역격차에 의한 공교육의 서열화인데 서울과 지방, 그리고 도시와 농촌으로 대별되는 지역격차에 따른 공교육의 서열화는 이미 그 한계선을 넘어선 것으로 보인다. 지방에서 그리고 농촌에서 대학입시의 결과물을 얻지 못한다는 생각에 사람들은 서울로, 그리고 도시로 모이게 되었고 그것은 지방과 농촌의 위기로 이어지는 현실을 우리는 보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 위기를 느낀 지방자치단체들은 이런 시류에 편승하여 대학입시의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는 다양한 정책을 입안하기에 이르렀다. 필자가 거주하는 사천시에도 이러한 취지에서 입안된 다양한 정책들이 시행되거나 될 예정이다. 얼마 전 시청에서 사천시 관내 고등학교에 “2016 인문계고교 지역인재 교육프로그램 운영”이라는 공문이 왔고 각 학교의 담당자들을 시청으로 불러 회의를 열었다.

회의를 다녀오신 선생님의 전언에 의하면 이 프로그램은 서울의 유명 대학입시 전문 학원을 초빙하여 각 학교에서 선발된 우수한 학생들을 주말마다 입시학원이 집중 지도 한다는 것이었다. 즉, 공교육의 틀 속에 사교육을 끌어들여 대학입시에서 결과를 내겠다는 것이 사천시의 생각이다.

사천시의 이러한 생각에 일부 학부모와 공교육 기관들은 찬성의 분위기였다는데 시의 세금으로 떳떳하게 서울에 있는 사교육을 시키는 일이니 찬성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이상한 일이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지금 이 일은 몇 몇 학생을 서울에 있는 유명대학에 보내서 그 영향으로 사천시가 질 좋은 교육환경으로 소문이 날지는 모르겠으나, 시민의 세금을 전혀 개연성이 없는 정책에 투여하는 것이며 동시에 교육의 당사자인 공교육의 존립기반을 흔드는 일임을 알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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