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영수 한국항공우주산업 직원.

얼마 전, 사천시청과 한국항공우주산업 개발센터 앞에서 녹지지역 문제점의 시정을 요구하며 1인 시위를 했다. 이 과정에서 사천시와 한국항공 간에 내재된 갈등을 발견할 수 있었다. 갈등의 근본 원인과 효율적인 해결방안은 없을까.

잠깐 몇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A320날개 구조물 산청공장설립을 두고 KAI와 사천시 사이에서 벌어졌던 갈등, 최근 국가 항공산업 특화산단 지정과 항공정비(MRO)사업 유치 과정에서 빚어진 불협화음, 그리고 지난해 우주탐사 R&D센터 진주건립 추진 과정에서 발생한 논란 등이 떠오른다.

왜 이런 갈등과 논란들이 계속해서 일어났을까. 단순히 기업, 지자체의 이기주의로 치부하는 것은 희망이 없는 막다른 골목으로 다다른 느낌이다. 세밀하게 살펴보면 근본 원인은 소통과 대화가 없었기 때문이다. 소통의 부재는 상대방을 등한시 할 때 발생하게 된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가 남긴 우화를 보자. “우쭐해 자만에 빠진 삼나무가 주위의 초목을 경멸해 모두 그 자리에서 떠나게 했다. 그러자 초목인 바람막이가 없어지고, 비바람이 휘몰아치자 그 삼나무는 뿌리째 뽑혀 땅위에 내동댕이 쳐졌다.” 즉, 더불어 함께함을 인정하지 않을 때 결국 파국에 이른다는 점을 우리는 깨달을 수 있다.

또한 일상생활 속에서 가족 간에도 빈번하게 소통의 부재가 발생한다. 이러한 상황이 장기적으로 지속되면 부부생활이 파경에 이르기도 하고, 부모자식 간에는 인륜을 저버리는 일들이 발생하기도 한다. 이렇듯 아주 사소하다고 여겨지는 부분이 돌이 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KAI는 앞으로 KFX 개발사업, LAH/LCH 사업, T-X사업 등 중요한 대형 사업들이 눈앞에 다가와 있다. 그러나 소통부재가 앞으로 반복해서 일어난다면 그 피해는 누구에게 돌아갈까. 분명히 KAI 직원과 지역주민들에게 돌아가게 될 것이다.

일반적으로 기업의 발전이나 또는 가족의 행복은 어디에서 찾을 수 있는가. 굳이 큰 곳에서 먼저 찾을 것이 아니라 아주 작은 곳에서 찾아야 한다. 진지한 대화를 바탕으로 한 소통에서 찾아야 한다. 즉, 소통이 그 출발점이다. 단순히 입으로만 하는 소통이 아니고 형식만 갖추는 소통이 아니다. 상대를 인정하고 소중히 대하는 마음의 자세에서 진정한 소통이 될 수 있다.

불이소풍(不二疏風)이란 고사성어가 있다. “너와 내가 둘이 아니고, 공간이 확 트이어 바람이 잘 통하듯 서로의 뜻이 막힘이 없다.”는 뜻이다. 막힘이 없으면 갈등과 오해가 생기지 않는다. 그러면 신뢰가 쌓이고 신뢰 속에 해결하지 못할 문제는 없다. 결국 이 속에서 상호발전과 이익을 창출할 수 있게 된다. 조직의 리더는 구성원의 이야기를 잘 경청하고 소통해야 훌륭한 성과를 거둘 수 있다.

사천은 대한민국 항공우주 산업발전에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지금까지 이룬 업적과 성과는 지역민의 노고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제는 새로운 응전에 맞서 지역민과 힘을 모아 더 높은 단계로의 도약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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