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천포화력발전소가 전국의 주요 대기오염물질 배출 사업장 가운데서도 가장 많은 오염물질을 배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에서 최다일 뿐만 아니라 서울과 경기, 인천 등 수도권 소재 전체 사업장의 배출량과 맞먹는 규모란다.

이 소식을 접하고 놀라움을 금치 못하는 지역민들이 한둘이 아니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시민들의 오랜 요구 끝에 삼천포화력발전소 1~4호기가 탈황설비를 갖춘 기억이 있고, 이로써 해당 발전소에서 배출되는 오염물질이 대폭 줄었을 것이라 여기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이는 순진한 생각이었다. 탈황설비를 갖추고 환경부가 배출농도 기준을 강화했다고 하나 배출량의 총량으로 볼 때는 여전히 그 양이 너무 많았으니 말이다.

삼천포본부가 배출한 대기오염물질을 종류별로 살펴보면 질소산화물 2만1023톤, 황산화물 1만3649톤, 먼지 670톤이다. 미세먼지는 측정 기술이 상용화되지 않아 제외됐단다. 이 통계에서 보듯 예전엔 황산화물 배출량이 가장 많았으나 지금은 질소산화물이 더 많은 양을 차지하고 있다. 만약 10여 년 전 삼천포화력발전소가 탈황설비를 갖추지 않았다면 어찌 됐을까.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사실 사천환경운동연합을 비롯한 지역민들의 거센 요구에도 몇 년 간 꿈쩍 않던 삼천포화력본부가 당시 탈황설비를 갖춘 것은 환경부가 배출기준을 강화했기 때문이었다. 환경부는 2005년부터 석탄화력발전소의 아황산가스 배출농도를 270ppm에서 70ppm으로 강화했다. 환경부는 처음엔 70ppm이 아닌 180ppm으로 완화시켜주려 했으나 지역민과 환경단체들의 끊임없는 요구에 못 이겼다.

문제는 지금도 5~6호기는 저유황탄을 쓴다는 이유로 특별한 탈황설비 없이 140ppm으로 완화된 기준을 적용받고 있다는 점이다. 이번 기회에 탈황은 물론 질소산화물과 미세먼지 감소를 위한 추가 제도 마련을 정부에 강력히 촉구해야 한다. 지자체와 지역민들의 의지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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