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동주 정의당 사천시위원회 위원장

지난 7일 저녁, 서울 종로의 한 식당에서 교육부 나향욱 정책기획관이 기자들과 만나 “민중(국민)은 개·돼지와 같다”며 망언을 서슴지 않고 내 뱉었다. 이에 참석자들이 “지금 말하는 민중이 누구냐?”고 묻자, 나 기획관은 “99%지”라고 거침없이 답했다고 한다.

이 보도를 접한 국민의 여론은 들끓었고 국민적 분노에 직면한 박근혜 정부와 교육부는 여론을 잠재우기 위한 꼬리자르기로 12일 나 기획관을 파면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망발을 서슴지 않은 나 기획관이 그동안 해온 일을 보면 더욱 간담이 서늘해 질 수밖에 없다.

그가 교육부에서 추진한 주요업무가 ‘역사교과서 국정화’, ‘누리과정’ 등이라 한다. 전 국민적 반대와 역사학계의 압도적 반대에도 군사비밀작전 하듯이 진행하고 있는 역사교과서 국정화, 박 대통령 자신의 대선 공약을 지방정부에 떠넘겨 아이들과 부모들의 발만 동동거리게 하는 누리과정. 이쯤 되면 나 기획관의 망발이 정말 그 만의 말이고, 생각이라 할 수 있겠나? 저 높은 곳에 계신 분이 내리신 우주의 기운을 받고 한 말은 아닐까?

아무튼 나 기획관은 파면으로 공직을 떠났으니, 고위 공무원들의 속마음에 대한 국민적 의문은 꼬리표를 남기고 일단락되는 듯 했다.

그런데 12일,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고위 공무원 망발의 후반전을 시작했다. 나 기획관이 여론에 밀려 잘려나가는 것이 못내 아쉽고 안타까웠던 것일까? 가히 점입가경이다.

‘경남교육감 주민소환 허위서명’에 홍 지사 핵심 측근이 연루돼 수명이 구속되고, 공무원들을 포함해 무려 28명이 기소되었다. 누가 봐도 홍 지사의 정치적, 도의적 책임이 있음에도 사과한마디 없이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는 홍 지사. 이런 무책임한 그의 사퇴를 주장하며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던 여영국 도의원을 향해서 “쓰레기”, “개가 짖는다”라는 망발을 했다고 한다.

홍 지사의 망발은 나 기획관과는 또 다른 차원의 문제가 있다. 홍 지사는 도민의 공복이다. 공공의 머슴이라는 말이다. 그리고 도의원은 도민을 대신해 경남도와 홍 지사를 견제, 감시하는 역할을 위임받은 대리인이다. 그러니 이번 망발은 머슴인 홍 지사가 자신의 주인인 도민들에게 한 망발이다.

하기야 홍 지사의 막말은 어제 오늘의 일도 아니다.

홍 지사는 과거 여성 의원에게 ‘일하기 싫으면 집에 가서 애나 보든지 배지 떼라’, 기자들에겐 ‘안경 벗기고 아구통을 날리겠다’, 청년들을 만난 자리에선 ‘이화여대 계집애들 싫어한다. 꼴같잖은 게 대들어 패버리고 싶다’ 등 ‘막말계’의 지존다운 면모를 뽐내왔다.

이제는 충분하다. 아이들 밥 먹는 것 가지고 장난치고(20대 국회에서 급식관련 ‘홍준표 방지법’ 만든다고 한다), 기업에서 정치자금 받은 혐의로 서울 법원에 출장 다니고, 주인 알기를 개·돼지, 쓰레기로 아는 도지사는 더 이상 필요 없다.
진짜 주인인 우리 99%의 민중들이 그들을 심판 할 때다. 우리 모두가 가지고 있는 소중하고 강력한 한 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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