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재원 경상대학교 미생물학과 교수

매번 올림픽이 열릴 때 마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선수들의 경기를 목격하게 된다. 선수들의 선전에는 박수를 치며 열광하거나 아쉬움에 탄성을 내며 안타까워하기도 한다. 이번 브라질의 리우에서 열렸던 올림픽 경기에서도 예외는 아니었다. 총 28가지 종목에서 301개 경기가 열린 올림픽에서 각고의 노력으로 메달을 획득한 선수들에게 국적을 막론하고 많은 박수를 보내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모든 운동 경기가 아름답지만, 하계 올림픽 종목 중에서 가장 화려한 경기는 리듬체조와 수중 발레(싱크로나이즈드 스위밍)인 것 같다. 이 두 종목은 올림픽에서 오로지 여성들만이 참가하는 경기인데, 예술과 기술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참으로 아름다운 경기이다. 신기에 가까운 몸짓과 기교는 보는 이로 하여금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 두 종목에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선수들이 올림픽 경기를 하는 것을 볼 수는 없었다. 단지, 외국의 선수들이 경기하는 모습을 바라보며, 우리나라 선수는 언제 올림픽 경기를 할 수 있을지 부러울 뿐이었다.

그러던 중 리듬체조에서 신수지 선수가 자력으로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 출전하였다. 비록 결선에는 진출하지 못했지만, 그녀가 올림픽 무대에서 경기하는 모습은 정말 아름다웠다. 그의 뒤를 이어 손연재 선수가 각종 국제 대회에서 상위권에 올랐으며, 드디어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개인 종합 5위를 차지하더니 이번 2016년 리우 올림픽에서는 4위에 오르게 되었다. 우리나라의 대표선수가 세 번 연속으로 올림픽에 출전했을 뿐 아니라 그 중 두 번은 결선에 올랐으며, 메달을 기대할 수 있을 정도로 성장하였음을 생각해보면 참으로 대견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아무리 칭찬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 같다.

그런데 이해하기 어려운 일들이 일어났다. 언제부터인지는 모르지만 손연재 선수가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냈다는 인터넷 뉴스의 댓글에는 그녀를 칭찬하기 보다는 헐뜯는 악성 댓글이 넘쳐 나는 것이다. 악성 댓글들은 전혀 근거가 없어 보이는 데, 이를 테면 기자 매수설이나 심판 매수설로 그녀의 성취를 깎아내리는 것들이다. 혹은 광고 출연과 관련하여 ‘돈만 밝힌다’는 등의 인격 모독적인 내용을 비롯해서 딱히 이유도 없이 ‘꼴도 보기 싫다’라는 모욕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물론 그녀를 응원하는 댓글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어느 누구라도 그러한 악성 댓글에 심한 상처를 받지 않을 수는 없었을 것이다. 어쩌면 그녀는 러시아 대표 선수들의 높은 벽을 넘어야 하는 것보다 경기외적인 악성 댓글을 극복하기 더 어려웠을 것이다.
다음 올림픽에선 그녀의 경기를 볼 수 없을 것 같다. 더군다나 앞으로 리듬체조에서 우리나라 대표 선수가 올림픽에서 경기 하는 것을 보려면 한참을 기다려야 할지도 모른다. 그렇기에 그녀가 보여준 리우 올림픽 경기는 더 아름다웠다. 그녀 뿐 아니라, 모든 고통을 이겨내고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곳에서 최선을 다한 국가대표 선수들에게 악성 댓글 보다는 진정한 박수를 보내야 마땅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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